코스피가 4000선을 돌파하면서 시중 유동성이 증시로 이동하자, 은행권이 예금 이탈을 막기 위해 초고금리 특판 경쟁에 나섰다. 일부 상품은 연 20% 금리를 내걸며 고객 확보전에 돌입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10월 말 기준 요구불예금 잔액은 약 648조 원으로, 전달 대비 20조 원 이상 감소했다. 단기자금의 상당 부분이 증시로 이동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증권사 투자자예탁금은 약 88조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에 은행들은 다양한 고금리 특판 상품을 앞다퉈 출시하며 예금 방어에 나섰다.
신한은행은 연 최고 20% 금리를 제공하는 ‘오락실 적금’을 9일까지 30만좌 한도로 판매하고 있다. 8주 만기 자유적립식 상품으로, 매주 최대 10만 원까지 납입 가능하다. 기본금리 2%에 게임 성적에 따라 최대 18%포인트의 우대금리가 더해진다.
NH농협은행은 ‘NH대박7적금’을 출시해 월 최대 30만 원까지 납입할 수 있도록 했다. 우대금리를 포함해 최고 연 7.1% 금리를 제공하며, 오는 12일 오전 9시부터 선착순 3만좌 한도로 판매된다.
하나은행은 입출금 계좌만으로 주식 거래가 가능한 ‘모두 다 하나통장’을 통해 새 고객층 공략에 나섰다. 기본금리 0.1%에 급여 이체 시 연 1.4%, 주식 거래 시 연 1.0%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IBK기업은행은 최대 연 15% 금리를 적용하는 ‘IBK 랜덤 게임 적금’을 출시해 젊은층을 겨냥했다. 게임 점수에 따라 금리가 달라지는 구조로, 재미 요소를 가미했다.
우리은행은 저원가성 수신 확대 전략의 일환으로 총 4조 원 규모의 특판 예·적금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일부 상품은 연 7% 내외의 금리를 제공한다.
상호금융권도 고금리 경쟁에 동참했다. 새마을금고, 신협 등이 잇따라 연 7~13%대 특판 적금을 내놓고 예금 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코스피 강세로 인한 머니무브가 가속화되자 은행들이 초고금리 방어책을 동원하고 있다”라며 “특판 상품은 한정된 수량과 기간으로 조기 마감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