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7월부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규제가 전면 시행됨에 따라 대출 한도가 줄어들기 전에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받으려는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주요 시중은행 앱에는 대출 신청이 몰리며 ‘오픈런’ 현상까지 나타났고, 일부 은행은 비대면 주담대 신청 건수를 제한하거나 금리를 인상하는 등 긴급 대응에 나섰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서울 강남권의 한 은행 영업점에서는 주담대 상담을 받으려는 고객들이 새벽부터 줄을 서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DSR 규제 시행 전 막차를 타려는 문의가 평소의 두 배 이상 늘었다”라며 “비대면 대출 창구도 조기 마감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은행권은 대출 수요 급증에 따라 우대금리 축소, 심사 강화 등 조치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KB국민은행은 비대면 채널인 ‘KB스타뱅킹’ 앱에서 주담대) 일일 접수 건수를 실제로 제한하고 있다. 최근 주담대 신청이 폭증하면서 영업점별 총량 제한도 함께 시행하고 있다. 여기에 국민은행은 지난 20일부터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번 조치로 ‘KB스타 아파트담보대출’ 등 비대면 상품 기준 대출금리는 3.69%로 올랐다. 최근 3~5월 주담대 금리를 인하하며 타 시중은행 대비 금리 경쟁력이 높아 대출 수요가 몰렸던 영향도 컸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DSR 3단계 시행을 앞두고 대출 수요가 평소의 두세 배로 늘어나, 비대면 접수 건수와 영업점별 한도를 모두 관리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신한은행은 주담대 만기를 기존 50년에서 30년으로 단축한 데 이어, 1주택자의 생활안정자금 대출 한도를 1억원으로 제한하는 조치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대출모집인을 통한 주담대·전세대출 신규 접수는 여전히 한시적으로 중단된 상태다. 신한은행은 “가계부채 관리 차원에서 당분간 이 같은 조치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9일부터 수도권 내 주택 보유자의 추가 주택 구입 목적 주담대 신규 접수를 전면 중단했다. 아울러 주담대 만기를 40년에서 30년으로 줄이고, 전세자금대출도 무주택자에 한해 제한하는 등 대출 심사를 대폭 강화했다.
아울러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은 올해 들어서만 25차례 이상 주담대 금리를 인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자 각 은행은 추가적으로 건수 제한, 한도 축소, 우대금리 폐지 등 비가격적 규제까지 도입하며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증가세에 우려를 표하며 필요시 추가 대책을 내놓겠다는 입장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가계대출이 과도하게 늘어나지 않도록 은행권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라며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DSR 3단계 시행으로 대출 문턱이 높아질 것이라는 불안감이 시장에 확산되면서 단기적으로 대출 수요가 집중되고 있다”라며 “가계부채 관리와 실수요자 보호 사이의 균형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오는 7월 1일부터 시행되는 ‘3단계 스트레스 DSR’은 전 금융권의 사실상 모든 가계대출(주택담보대출·신용대출·기타대출)에 적용된다. 핵심은 미래 금리 변동 위험을 반영해 대출 한도를 산출하는 ‘스트레스 금리’가 수도권(서울·경기·인천) 주담대에는 1.5%로 상향 적용된다는 점이다. 기존 2단계(1.2%) 대비 0.3%포인트 인상된 수치다. 이에 따라 수도권 주담대 한도는 약 3~5% 줄어들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