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료↑ 감당못해"…오바마케어보조금 폐지로 美서 '비명'

  • 등록 2026.01.03 08:5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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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기준 2천400만명 가입했던 '오바마케어' 보조금 중단에 보험료 폭등
'무보험자' 증가로 의료 사각지대 우려…의회 해법은 여전히 불투명

 

미국의 '오바마케어'(ACA·건강보험개혁법)에 따른 건강보험료 보조금 지급이 종료되면서 당면한 보험료 폭등에 어려움을 겪는 미국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치솟은 보험료를 감당할 수 없어 보험을 해지하는 무보험자가 생기면서 의료 사각지대가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오바마케어 보조금 지급이 지난해 말로 종료되면서 가입자 다수가 보험료가 두 배 이상 오르는 상황을 맞고 있다고 보도했다.

 

월 보험료가 수백 달러에서 수천 달러까지 뛰는 사례도 적잖게 확인된다.

 

캘리포니아 주민 르네 루빈 로스의 경우 4인 가족 기준 보험료가 지난해 월 1천300달러에서 올해 월 4천달러로 2천700달러(약 390만원)가 늘어날 예정이다.

 

로스 씨는 "도저히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다"며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절대로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건강보험료 폭등으로 기존 오바마케어 가입자들은 어려운 선택을 강요받는 실정이다.

 

일부는 아예 건강보험 없이 지내기로 결정하거나, 일부는 보험료는 낮지만 치료받을 때 본인 부담금이 수천 달러에 달하는, 보장 수준이 낮은 보험으로 갈아타고 있다.

 

오리건주에 사는 마크·케이트 드와이어 부부의 경우 보험료가 연간 총소득의 4분의 1에 이를 정도로 급등하는 상황에 놓였다.

 

마크(60) 씨의 경우 주택 배관공으로 일하다가 은퇴하면서 직장에서 제공되는 건강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고, 부인 케이트(58) 씨는 보험이 제공되지 않는 소규모 비영리 단체를 운영 중이다.

 

이들 부부가 올해 가입할 수 있는 가장 저렴한 보험은 월 2천 달러에 달해 두 사람은 결국 남편의 보험만 유지하고 아내의 보험을 해지하기로 결정했다. 남편 쪽에 심장 질환 가족력이 있어 남편 보험을 유지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펜실베이니아주에서는 지난해 12월 말 기준 2025년에 오바마케어에 가입했던 약 50만명 가운데 6만여명이 보험을 해지한 것으로 파악됐다.

 

펜실베이니아주는 조기 은퇴자가 많은 편인데 이들 중 일부는 연방정부의 메디케어(고령자 의료보험) 자격이 생기는 65세가 되기 전까지 건강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전까지 무보험 상태를 유지하는 일종의 '도박'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NYT는 전했다.

 

미 의회예산국은 보조금이 없을 경우 약 400만명이 보험을 잃을 수 있다고 추산했다.

 

오바마케어 보조금이 처음 확대된 2021년 이후 더 많은 사람이 지원 대상이 되고 개인 부담금이 낮아지면서 지난해에는 역대 최다인 2천400만명이 오바마케어에 가입한 상태다.

 

이들 중 상당수는 자영업자이거나 건강보험을 제공하지 않는 소규모 사업체에서 일하는 사람들로 파악된다.

 

야당인 민주당은 오바마케어 보조금 지급을 3년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오바마케어가 실패한 정책이라고 규정한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의 반대에 부딪혀 보조금 지급이 지난해 말로 종료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보험사 대신 국민들에게 직접 보조금을 주는 방식의 의료보험 개혁을 공언했지만, 건강보험을 둘러싼 양당의 이견으로 의회에서 합의가 이뤄지기까지 난관이 예상된다.

 

보험료 급등은 미국 국민들에게 민감한 고(高)물가 이슈와도 연동되면서 오는 11월 중간선거의 여론 지형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관측된다.(연합뉴스)

권혜진 rosyriver@rao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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