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 털린 루브르 박물관장 "박물관 내 경찰서 설치" 요청

  • 등록 2025.10.23 07: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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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원 현안 질의 출석…"끔찍한 실패·책임지겠다"
"박물관 내 경보 시스템 정상 작동했으나 보안 시스템 부족·노후화"

 

4인조 절도범에 프랑스 왕실 보석을 털린 루브르 박물관장이 22일 박물관 내 경찰서를 설치해달라고 요청했다.

 

일간 르몽드에 따르면 로랑스 데카르 관장은 이날 오후 상원에서 열린 현안 질의에 출석해 "내무부에 박물관 내 경찰서 설치 가능성을 검토해 달라고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데카르 관장은 또 "단기적으로 시행 가능한" 조치로 "루브르 박물관 인근 지역의 보안 강화"를 들며 "예를 들어 건물 바로 근처에 차량이 주차하는 걸 막는 거리 제한 장치 등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9일 오전 4인조 절도범은 센강변 쪽의 루브르 박물관 외부에 사다리차를 세워두고 2층에 있는 아폴론 갤러리에 침입해 왕실 보물 8점을 훔쳐 달아났다.

 

데카르 관장은 사건 당시 "박물관의 경보 시스템은 정상 작동했다"며 "아폴론 갤러리에 근무하던 직원 4명이 신속하고 정확하게 보안 프로토콜을 이행하고 경찰에 신고했으며, 현장을 확보하고 관람객들을 차분히 대피시켰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럼에도 "도둑들의 침입을 충분히 미리 포착하지 못했다"는 점을 인정하며 "끔찍한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고 했다.

 

데카르 관장은 다만 박물관 내 보안 시스템의 부족이나 노후화 문제를 솔직히 거론했다. 그는 "현재 보안 카메라가 설치된 곳은 일부에 불과하며, 그마저도 노후화했다"며 "설비 시설이 박물관의 모든 외벽을 커버하지는 못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에 사건이 난 아폴론 갤러리의 경우 "(외부에) 설치된 유일한 카메라가 서쪽을 향하고 있어 침입이 발생한 발코니를 커버하지 못했다"는 게 데카르 관장의 설명이다.

 

데카르 관장은 기존의 보안 시스템을 "새로운 유형의 공격, 예상치 못한 수법에 맞춰 조정해야 하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면서 "박물관의 장비와 인프라에 대한 만성적인 투자 부족" 문제를 거론했다.

 

데카르 관장은 현안 질의에서 자신이 라시다 다티 문화 장관에게 사건 발생 당일 사직서를 제출했으나 장관이 이를 거부했다고 밝혔다.

 

앞서 일간 르피가로는 데카르 관장이 엘리제궁에 사직서를 제출했고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이를 반려했다고 전했으나, 데카르 관장은 마크롱 대통령에 대해선 별도 언급하지 않았다.

 

데카르 관장은 마크롱 대통령이 직접 임명한 최초의 여성 루브르 박물관장으로 2021년 9월부터 직을 맡아왔다.

 

르피가로는 최근 며칠간 마크롱 대통령이 데카르 관장에게 여러 차례 전화를 걸어 "견디시라. 박물관 개보수 추진 동력을 꺾을 수 없다"고 다독였다고 전했다.

 

루브르 박물관 노조도 박물관장의 사퇴보다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예산 확보를 요구하고 있다.

 

노조들은 전날 공동 성명에서 "이번 비극적 사건은 국가 유산 보호가 예산 삭감과 인력 부족으로 약화한 시스템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상기시킨다"고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도 22일 국무회의에서 "루브르 박물관의 보안 강화 조치를 가속화하라"고 요구했다고 모드 브레종 정부 대변인이 설명했다.

 

19일 사건 발생 후 이틀 연속 폐관했던 루브르 박물관은 21일 정기 휴무일을 거쳐 이날 사흘 만에 재개관했다.

 

보석 절도범들은 아직 잡히지 않고 있다. 파리 검찰은 도난당한 보석의 가치를 총 1천400억원 상당으로 추산했다.(연합뉴스)

권혜진 rosyriver@rao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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