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아파트 매매가 상승세가 가팔라지면서 경매 시장까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최근 서울 아파트값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한강벨트 지역을 중심으로 1회차 첫 경매에서 수십명의 응찰자가 몰려 낙찰가가 감정가의 100%를 넘는 고가 낙찰이 속출하고 있다.
28일 법원경매정보회사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26일까지 진행된 9월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률(경매 진행건수 대비 낙찰건수)은 50.2%를 기록했다.
총 209건이 경매에 부쳐져 절반이 넘는 105건이 낙찰된 결과다. 서울 아파트 낙찰률이 50%를 넘은 것은 지난 2022년 6월(56.1%) 이후 3년 3개월 만에 처음이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격 비율)도 강세다. 9월 현재 낙찰가율은 평균 97.3%로 6·27 대출 규제 전인 지난 6월(98.5%) 이후 석 달 만에 가장 높다.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광진·동작구 등 한강벨트를 중심으로 과열 양상이 뚜렷하다.
성동·마포·동작·광진구는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토지거래허가구역에 묶이지 않은 비규제지역으로, 최근 아파트값이 급등하고 토허구역과 규제지역 지정 가능성이 커지자 그 전에 집을 사려는 매수자들이 몰려들고 있다.
경매로 나온 주택은 원칙적으로 토지거래허가 대상이 아니지만 6·27 대출 규제로 낙찰대금의 일부라도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는 2년간 거주 의무가 주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성동구의 아파트는 이달 경매로 나온 8건이 모두 낙찰되며 낙찰률이 100%에 달했다.
지난 15일 서울동부지방법원 경매1계에는 총 5건의 아파트가 경매에 부쳐진 결과 송파구 오금동의 위반건축물 1건을 제외하고 성동구의 아파트 4건이 모두 1회차 경매에서 감정가 이상 고가 낙찰됐다.
성동구 하왕십리동 텐즈힐 아파트 전용면적 60㎡는 감정가가 12억3천만원인데 첫 경매에서 20명이 치열한 경쟁을 벌인 끝에 감정가의 125%인 15억3천190만원에 주인을 찾았다.
이 아파트는 이달 매매 시장에서 16억4천800만원에 팔렸고, 최근 호가가 18억5천만원까지 치솟으면서 낙찰자가 감정가보다 3억원이나 비싼 값을 써낸 것이다.
역시 같은 날 서울 성동구 금호동4가 대우아파트 전용 115㎡는 4명이 경쟁해 감정가 17억2천800만원의 111%인 19억2천만원 선에 낙찰됐고, 같은 아파트 전용 85㎡는 감정가(13억6천만원)의 104%인 14억2천107만700원에 팔렸다.
또 성동구 응봉동 대림강변타운 전용 84㎡는 총 15명이 응찰해 감정가 14억3천600만원의 113%인 16억2천111만원 낙찰됐다.
성동구는 최근 성수전략정비구역 재개발 시공사 선정 호재로 해당 지역 재개발 지분과 인근 아파트값이 크게 뛰면서 성동구 전역으로 불길이 번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성동구의 아파트값은 지난주 서울에서 가장 높은 0.59% 뛰면서 5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역시 비제규지역인 동작구 상도동 상도효성해링턴플레이스 전용 84.8㎡는 이달 18일 2회차 경매에서 무려 39명이 경쟁해 감정가(11억9천만원)이 113.8%인 13억5천432만원에 낙찰했다.
지난 8일에는 광진구 자양동 성원아파트 전용 59㎡가 첫 경매에서 10명이 몰린 가운데 감정가(9억5천200만원)의 112%인 10억6천300만원에 주인을 찾았다.
지지옥션 집계 결과 용산구(106.7%)와 성동구(104.4%), 마포구(103.3%) 등 마용성 지역은 이달 들어 구별 평균 낙찰가율이 100%를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한강벨트를 비롯한 서울 아파트 시장의 경매 열기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지지옥션 이주현 전문위원은 "한강벨트의 경매 열기가 최근 동대문구를 비롯한 강북지역으로 확대되는 분위기"라며 "이들 지역은 앞으로 토허구역으로 지정되면 거래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되고, 주담대를 피하면 실입주 의무도 없어 경매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쉽게 꺾이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