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도 과학고 입학 경쟁률이 최근 4년 사이 가장 낮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자연계 최상위권 학생들의 의대 선호 경향이 짙어지면서 의대 진학에 불리한 과학고의 인기가 식은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종로학원이 전국 20개 과학고의 2026학년도 입학 지원 현황을 분석한 결과 평균 경쟁률은 3.41대 1로 집계됐다.
과학고 평균 경쟁률은 2023학년도에 3.50대 1이었다가 2024학년도와 2025학년도에 3.49대 1로 떨어졌고 내년도에는 3.4대 1 선을 간신히 지켰다.
수도권의 과학고도 경쟁률 하락 흐름을 피해 가진 못했다.
서울 소재 한성과고는 올해 4.71대 1에서 내년 4.47대 1로, 세종과고는 올해 4.01대 1에서 내년 3.63대 1로 경쟁률이 떨어졌다.
경인권에 있는 3개 과학고(인천과고·인천진산과고·경기북과고)의 평균 경쟁률도 올해 5.27대 1에서 내년 5.14대 1로 하락했다. 다만 인천과고는 올해 3.33대 1에서 내년 3.63대 1로 올랐다.
전체 과학고 입학 지원자 수는 2023학년도 5천739명, 2024학년도 5천713명, 2025학년도 5천738명으로 대체로 감소세를 보이다 내년도 지원자는 5천602명으로 뚝 떨어졌다. 이 역시 최근 4년 중 최저치다.
영재학교도 최근 5년간 경쟁률·지원자 수가 눈에 띄게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국 영재학교 8개교 중 정보를 공개한 7개교의 내년도 평균 경쟁률은 5.72대 1, 총지원자는 3천827명으로 집계됐다. 2022학년도 이래 경쟁률과 지원자 수 모두에서 최저치를 기록했다.
종로학원은 과학고와 영재학교가 예전만큼 학생들을 끌어오지 못하는 이유로 의대 선호 현상을 꼽았다.
과학고와 영재학교는 이공계 분야 우수 인재 양성을 목표로 설립된 학교로, 졸업 후 의약학 계열 대학에 진학할 경우 교육비 반납 등 제재를 받을 수 있다.
일부 의대는 처음부터 과학고·영재학교 졸업생의 입학을 제한하기까지 해 의대 진학을 희망하는 자연계 최상위권 학생들은 과학고나 영재학교에 갈 만한 유인이 떨어지는 것으로도 분석된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과학고와 영재학교 출신 학생들이 의대를 지원하면 불이익을 받는 상황이 지원자 수·경쟁률 감소의 직접적 원인이라 본다"면서 "지원자 수 감소 추세를 보면 수도권 학생들의 의대 선호가 지방권 학생들보다 커 보인다"고 말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