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인 10명 중 6명꼴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 전후 80년 메시지 발표에 찬성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라 나왔다.
요미우리신문은 지난 22∼24일 991명(이하 유효 응답자)을 상대로 벌인 여론조사에서 이시바 총리가 전후 80년에 맞춰 전쟁 검증을 포함한 독자 견해(메시지)를 발표하는 데 대한 찬반을 물은 결과 58%가 '찬성한다'고 답했다고 25일 보도했다.
'반대한다'는 27%에 그쳤으며 나머지는 '답할 수 없다' 등이었다.
산케이신문이 후지뉴스네트워크(FNN)와 함께 23∼24일 1천2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이시바 총리의 전후 80년 견해 표명에 대해 응답자 61.4%가 찬성했다. 반대한다는 의견은 28.9%였다.
특히 집권 자민당 지지층에서는 찬성한다는 의견이 77.2%에 달했다.
마이니치신문이 23∼24일 2천4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는 이시바 총리가 지난 15일 패전일 전몰자 추도사에서 일본 총리로는 13년 만에 '반성'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 42%가 '평가한다'고 답했다. '평가하지 않는다'는 29%였다.
이시바 총리는 올해 전후 80년을 맞아 각의(국무회의)를 거친 총리 담화 발표를 검토하다가 자민당 내 옛 '아베파' 등 보수 세력 반발을 고려해 총리 개인 명의 견해를 내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자민당 보수 세력은 전후 80년 견해 발표에도 부정적이어서 이시바 총리가 실제로 메시지를 낼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일본 언론은 이시바 총리가 전후 80년 견해를 발표한다면 시점은 일본이 항복문서에 조인했던 날인 내달 2일이 될 수도 있다고 예측한 바 있다.
이시바 총리는 전날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와 만나 전후 80년 견해 발표 등에 관해 이야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리 재임 시절인 2005년 전후 60년 담화를 발표했던 고이즈미 전 총리는 책 '쇼와 16년 여름의 패전'을 참고해 견해를 작성해야 한다고 제안했고, 이시바 총리는 "읽었는데 깊이 감명받았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쇼와 16년 여름의 패전'은 일본이 1941년 인재를 모집해 설립한 총력전연구소가 미국과 전쟁을 할 경우를 가정해 실시한 시뮬레이션과 전쟁 결정 과정 등을 다뤘다. 당시 이 연구소는 일본이 반드시 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편, 요미우리 조사에서 이시바 총리가 이끄는 내각 지지율은 39%로 전월의 22%보다 17%포인트나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신문은 "지지율 상승 폭은 총리 교체 시기를 빼고는 2008년 전화 여론조사 도입 이후 최대"라며 "미국과 관세 협상 타결이나 쌀 증산 전환 방침 표명이 평가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지난 7월 참의원(상원) 선거 패배에 따라 이시바 총리가 사임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그럴 필요 없다'는 응답률이 50%로 '그렇다'는 견해 42%보다 높았다.
차기 자민당 총재로 적합한 인물로는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담당상이 24%,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이 21%로 상위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산케이 조사에서도 이시바 내각 지지율은 전달 대비 4.2%포인트 오른 38.8%로 나타났다. 이시바 총리 퇴임 여부에 대해서는 '사임하지 않아도 좋다'가 51.9%, '사임해야 한다'가 41.4%였다.
자민당이 이시바 총리 퇴진을 염두에 두고 논의 중인 총재 선거 조기 실시에 대해서는 43.4%가 '지지한다', 48.7%가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자민당 지지층으로 한정하면 '지지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70%였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시바 내각의 지지율 상승과 관련해 "정부는 계속해서 정책 실현을 위해 진지하게 노력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