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정부가 이시바 시게루 내각 출범 이후 처음 발간한 '방위백서'에서도 독도가 자국 고유 영토라고 주장했다. 일본 방위백서에 독도가 자국 땅이라는 억지 주장이 담긴 것은 21년째다.
다만 일본 정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한국을 여러 과제에 함께 대응해야 할 파트너이자 협력해야 할 중요한 이웃 나라라고 규정했다.
아울러 중국과 러시아의 군사 활동 강화를 경계하고, 북한과 러시아 간 군사 협력에 특별히 주목했다.
◇ 독도 억지 기술·지도 작년과 동일…韓협력 기술 분량은 다소 줄어
일본 방위성이 15일 각의(국무회의) 이후 발표한 방위백서에서 독도 관련 기술은 작년과 동일했다.
올해 방위백서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안보 환경을 설명하면서 "우리나라(일본) 고유 영토인 북방영토(쿠릴 4개 섬의 일본식 표현)와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 명칭) 영토 문제가 여전히 미해결 상태로 존재한다"고 적었다. 이로써 일본은 방위백서에서 2005년 이후 21년 연속 독도 관련 억지 주장을 이어갔다.
또 일본은 작년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 주변의 안전보장 환경'이라는 지도에서 '다케시마를 둘러싼 영토 문제'가 있다고 적었다.
아울러 '우리나라 주변 해·공역에서의 경계·감시' 지도에도 독도 주변을 파란색 실선으로 처리해 자국 영해라는 주장을 부각했다. 다른 지도에도 독도에 '다케시마'라는 지명을 기재했다.
방위백서는 뜻을 같이하는 나라와 협력을 다룬 부분에서 호주, 인도, 유럽, 한국 순으로 관련 내용을 담았다.
한국과 안보 협력 관련 기술은 분량이 작년보다 1쪽가량 적은 2.5쪽이었으나, 전반적 내용은 대동소이했다.
일본은 "한국은 국제사회에서 여러 과제에 대한 대응에 파트너로서 협력해야 할 중요한 이웃 나라"라고 설명했다. 이 표현은 지난해 처음으로 방위백서에 실렸다.
방위백서는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 테러 대책, 대규모 자연재해 대응, 해양 안전보장 등 한일 양국을 둘러싼 안보 환경이 더욱 엄중하고 복잡해지면서 협력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미일 공조와 관련해서는 "긴밀한 협력을 꾀하는 것이 북한에 대한 대응을 포함한 여러 안보상 과제에 대처하는 데 있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北, 日안보에 한층 더 중대하고 절박한 위협…동맹 등과 협력해 中에 대응해야"
일본은 방위백서에서 중국과 러시아를 염두에 두고 가치와 체제를 공유하지 않는 국가가 "세력을 확대하고 있다"며 "국제사회가 전후 최대의 시련 시기를 맞아 새로운 위기 시대에 돌입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파워 밸런스(힘의 균형)가 변화하고 국가 간 경쟁이 두드러지고 있다"며 "미국과 중국 간 경쟁이 앞으로 더 심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 심각성이 한층 더 커질 것으로 우려하면서 "전후 가장 엄혹하고 복잡한 안보 환경에 직면했다"고 평가했다.
일본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질서를 형성하는 규칙의 근간이 너무 쉽게 깨졌다"면서 비슷한 사태가 인도·태평양 지역, 특히 동아시아에서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일본은 북한에 대해 작년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일본) 안보에 종전보다 한층 더 중대하고 절박한 위협"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의 우크라이나전 파병 등 북러 협력 문제는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협력 진전'이라는 제목의 별도 칼럼으로 조명했다.
일본은 이 칼럼에서 북한이 러시아에 군사 협력을 하는 대가로 핵과 미사일 관련 기술의 이전, 통상 전력의 현대화에 기여할 군수장비 이전을 요구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핵과 미사일 관련 기술을 제공받을 수 있다는 가능성 자체가 지역 안보 관점에서는 심각히 우려해야 할 일이라고 분석했다.
중국과 관련해서는 대만에 대한 군사적 압력 강화,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 주변을 비롯한 해양 활동 강화 등을 위협 요인으로 들었다. 그러면서 "최대의 전략적 도전"이라며 "동맹, 우방국 등과 협력·공조를 통해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에 대해서는 "중국과 군사적 연계 동향을 포함해 강한 우려를 갖고 주시해 갈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2022년 적 기지를 공격할 수 있는 '반격 능력' 보유와 방위비 증액을 결정한 일본은 올해 방위백서에서도 방위력 강화 정책을 상세히 다뤘다.
나카타니 겐 방위상은 방위백서 머리말에서 "방위력의 근본적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일본 자체 노력은 물론 동맹, 우방국과 공조 역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위대의 통합작전사령부 설립에 보조를 맞추는 형태로 "주일미군의 통합군사령부를 향한 업그레이드도 개시됐다"고 전했다.
일본은 양국 간 합의에 따라 지휘통제 체제 향상을 위해 지난 3월 자위대 통합작전사령부를 출범했다. 미국은 주일미군 내에 자위대 통합작전사령부와 연락을 맡는 소규모 조직인 '자위대통합작전사령부 협력팀'(JCT)을 설치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