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저신용자 지원을 위해 출시된 포용금융 상품 신청자 상당수가 일반 신용대출과 같은 연소득 한도 규제에 걸려 대출을 받지 못했고 신용점수 900점 이상인 고신용자의 신용대출 거절률도 올해 상반기 20%에 가까워졌다. 카드사에서는 카드론 잔액이 줄어든 사이 금리가 더 높은 현금서비스와 리볼빙 잔액이 카드론 감소분보다 더 늘었다.
국정감사를 앞두고 국회의원들이 금융권에서 받은 자료를 종합하면 가계대출 총량 관리와 신용대출 연소득 한도 규제에 2금융권의 건전성 관리까지 겹치면서 은행과 2금융권 모두에서 대출을 받기 어려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민규 의원이 IBK기업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7월 말 출시된 'IBK 착한금리 포용대출'에는 이달 16일까지 3만 256명이 대출을 신청했고 이 가운데 7807명(25.8%)이 승인을 받았다. 개인 신용평가점수 하위 50%에 속하는 중·저신용자에게 연 4.9% 단일 금리로 돈을 빌려주는 상품으로 만 34세 이하 청년층에는 0.2%포인트 우대금리를 적용한다.
이 기간 6344명에게 843억원이 지원됐다. 연령별로는 20대 1656명(26.1%), 30대 2261명(35.6%)으로 20·30대가 차주의 61.7%를 차지했고 만 34세 이하 청년층 3087명이 402억원을 받았다. 소득별로는 연 3000만원 이하 1709명(26.9%), 4000만원 이하 1772명(27.9%), 5000만원 이하 1145명(18.0%) 순이었다.
승인을 받지 못한 2만 2449명 가운데 한도 부족이 8517명(37.9%)으로 가장 많았다. 기업은행 기존 대출 보유(4847명)와 내부 등급 제한(3580명), 기타(5505명)가 뒤를 이었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6·27 대책에 따라 신용대출을 차주의 연소득 범위 안에서만 내줄 수 있게 되면서 추가 대출이 어려워진 경우라고 설명했다. 이 상품은 은행권 가계대출 총량 관리 대상에도 포함돼 취급액의 30%가 총량에 반영된다.
박 의원은 "중·저신용자 금융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포용금융 상품을 만들었지만, 정작 지원이 필요한 사람들이 대출 규제에 막혀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라며 "이 상품을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서 제외하거나 은행권에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신용대출 연 소득 제한의 예외를 적용하는 등 제도적 지원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애초 3년 동안 매년 약 3천억원 규모로 지원할 예정이었으나, 시장 수요 등을 고려해 1조원 내에서 연간 한도 제한 없이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같은 정무위 소속 국민의힘 서일준 의원이 KB국민·신한·NH농협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신용점수 900점 이상 차주의 신용대출 신청 거절률은 19.7%였다. 2021년 6.6%이던 거절률은 지난해 12.9%로 높아졌고 올해 상반기에는 6.8%포인트 더 올랐다. 신용점수 900점 이상이 전체 신용평가 대상자의 절반에 가까워지면서 점수만으로 상환능력을 가려내기 어려워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는 8·13 대책에서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율 관리 목표를 1.5%에서 3%로 높였지만 은행 신용대출은 오히려 줄었다. 5대 은행의 8월 가계대출은 3조 1401억원 늘었는데 아파트 중도금·잔금 등에 쓰이는 집단대출이 1년 1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반면 신용대출은 4개월 만에 감소했다.
정무위 소속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은행권 마이너스통장 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63조 6409억원에서 올해 7월 말 69조 7283억원으로 6조 874억원(9.6%) 늘었다. 과거 분기 말 잔액과 비교하면 2021년 말(70조 1814억원) 이후 가장 많다. 같은 기간 마이너스통장 계좌 수는 486만 9319개에서 489만 3636개로 2만 4317개(0.5%) 늘어나는 데 그쳤고 계좌당 대출 잔액은 118만원가량 증가했다. 잔액 증가분의 95%는 4~7월에 집중됐고 평균 금리는 2021년 말보다 1.7%포인트 높다.
정무위 소속 국민의힘 송언석 의원이 여신금융협회 공시를 분석한 결과 9개 카드사의 카드론 잔액은 5월 말 43조 2534억원에서 7월 말 42조 7957억원으로 4577억원 줄었다. 같은 기간 현금서비스 잔액은 6조 5038억원에서 7조 251억원으로 5213억원, 결제성 리볼빙 잔액은 6조 7999억원에서 6조 8759억원으로 760억원 늘었다. 송 의원이 금감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7월 말 8개 전업카드사의 현금서비스 잔액 6조 2397억원 가운데 50대 이상 차주의 잔액은 3조 9394억원(63.1%)이었다.
박성훈 의원이 분석한 저축은행 개인사업자대출 잔액은 2022년 말 24조 2258억원에서 올해 6월 12조 6049억원으로 3년 반 만에 48%(11조 6209억원) 줄었다. 같은 기간 연체율은 3.31%에서 11.94%로 약 3.6배 높아졌고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5.69%로 대출 100만원 가운데 약 16만원이 부실채권으로 분류됐다.
다음 달 국정감사에서는 포용금융 상품에 대한 규제 예외와 가계대출 총량 관리 방식이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