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현지 증권사와 연구기관들이 한국은행의 두 달 연속 기준금리 인상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에 앞서 나선 선제적 긴축으로 평가했다. 시장 예상에 부합한 결정이었다면서도 이번 인상으로 긴축이 마무리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함께 내놨다.
29일 한국은행 북경사무소의 현지정보에 따르면 중국 주요 기관들은 이번 결정을 이례적인 연속 인상으로 규정하면서 인플레이션과 금융안정을 동시에 고려한 조치로 해석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27일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3.00%로 0.25%포인트 올렸다. 한은이 연속 인상에 나선 사례는 2007년 7~8월과 2021년 11월~2022년 1월, 2022년 4월~2023년 1월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다.
중국 경제매체 경제관찰망(經濟觀察網)은 한은이 2026년 성장률 전망치를 2.6%에서 3.3%로 올린 데 주목하면서 2021년 5월 이후 최대폭 조정이라고 전했다. 신현송 총재가 4월 취임 이후 물가 안정과 적시 인상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매파적 발언을 반복해 왔다는 점도 함께 소개했다. 중신경위(中新經緯)는 물가상승률이 목표치를 웃돌고 금융안정 리스크가 이어진 것을 연속 인상의 배경으로 지목했다.
샹하오위 중국국제문제연구원 특임연구원은 한국이 물가 억제와 함께 가계부채와 집값 상승에서 비롯된 금융 불균형 위험을 차단하기 위해 연준보다 먼저 긴축에 나섰다고 분석했다. 한·미 금리차를 줄여 원화 약세 압력을 완화하고 수입 물가 상승을 피하려는 전략이라는 설명이다. 왕신제 스탠다드차타드 중국 자산관리부문 관계자는 이번 결정을 "보험성(保險式) 인상"이라고 규정하며 문제가 생긴 뒤에 대응하기보다 사전에 리스크를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해석했다.
중국 금융시장이 받은 영향은 크지 않았다. 상하이종합지수는 26일 3,912.52에서 27일 3,956.57로 1.13% 올랐고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같은 기간 1.6853%에서 1.6987%로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다. 다만 원화가 위안화 대비 강세를 보이면서 원/위안 고시환율은 25일 206.18원에서 26일 205.97원으로 내린 뒤 인상 당일인 27일 205.45원까지 떨어졌다. 회통재경(匯通財經)은 한·미 금리차가 1.0%포인트에서 0.75%포인트로 축소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현지 전문가들의 관심은 이번 인상 자체보다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쏠렸다. 중국 시장정보업체 상하이유색망(SMM)은 금융시장 예상 중앙값을 근거로 한은이 2027년 1분기에 한 차례 더 올린 뒤 2027년 말까지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시보는 이번 긴축 주기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진단하면서 한은이 연속 인상의 효과를 관찰한 뒤 이르면 올해 4분기나 내년 1분기에 추가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신화재경도 물가가 예상보다 높거나 금융 불안정성이 확대될 경우 추가 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중국 매체들은 한국의 연속 인상을 글로벌 긴축 재확산의 사례로도 다뤘다. 청화금융평론(淸華金融評論)은 주요국 중앙은행이 이미 새로운 긴축 사이클에 진입했다고 평가하면서 올해 6월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 7월 뉴질랜드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린 데 이어 한은이 주요국 가운데 가장 먼저 연속 인상 카드를 꺼내 들었다고 소개했다.
한국과 중국의 정책 방향이 갈라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국련민생증권은 중국이 여전히 낮은 물가 수준에서 안정적 성장에 정책 초점을 맞추고 있어 양국 통화정책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일 경우 아시아 지역의 자금 이동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