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송일국이 연극을 통해 나쁜 남자로 변신하는 각오를 밝혔다.
송일국은 지난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더 샵 갤러리에서 열린 연극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제작발표회에서 "스탠리는 제가 갖고 있는 이미지와 다른 배역이기 때문에 스탠리의 감정을 어떻게 잘 표현할 것인가에 중점을 두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대에서 관객분들이 '어? 저 사람 송일국이었지'라는 것을 잊게 만드는 게 저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미국 극작가 테네시 윌리엄스의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는 1940년대 미국의 쇠락한 남부 명문가 출신 여성 블랑쉬가 뉴올리언스로 건너온 뒤 몰락해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1947년 초연돼 뉴욕 극비평가협회상과 퓰리처상을 받은 명작이다.
오는 10월 8~11일 서울 마포아트센터 아트홀맥에서 단 6회 상연되는 연극은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무너져가는 인간의 내면과 욕망, 환상과 현실의 격렬한 충돌을 밀도 있게 조명한다. 조금희 연출과 박경희 각색을 거쳐 한층 더 강렬한 드라마로 거듭날 예정이다. 몰락한 귀족 출신으로 환상 속에 살아가는 블랑쉬와 거칠고 현실적인 스탠리의 대립을 통해 인간 존재의 질문을 던진다.
드라마 '주몽'에서 전설적인 영웅으로, 예능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삼둥이에게 최선을 다하는 아빠로 전 국민적인 사랑을 받은 송일국은 미국 남부의 폴란드계 노동자로, 음주와 도박을 일삼는 거칠고 난폭한 스탠리로 무대에 오른다.
파격적인 변신에 나선 이유를 묻자, 그는 "익숙한 이미지가 있는 건 감사한 일이지만, 그것을 깨는 것도 배우의 몫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이번 기회에 제대로 깨 보겠다"라고 밝혔다.
블랑쉬 역으로 송일국과 호흡하게 된 송선미는 "내면에 불안함이 가득한 블랑쉬의 뾰족뾰족한 면을 표현하려고 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연습이) 너무 스파르타여서 어제 연습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는데 반 좀비 상태로 운전하고 있다는 걸 알았다"라며 "연출님이 지금은 웃고 계시지만, 무서운 분이다. 말도 못하고 '하라면 해' 느낌으로 하고 있다"라고 운을 뗐다.
송선미는 "사실 연극을 많이 하지 않았다. 저한테는 의미가 크다고 생각하는 작품으로 4~5편 정도 된다. 그런데 동료분들은 400편씩 하셨더라. 그래서 제가 블랑쉬 역할을 하는 게 버겁다"라며 부담감을 솔직하게 밝히기도 했다.
그는 "제가 여태까지 카메라나 다른 어떤 장치들로 연기에 도움을 받았다면, 이번에는 온전히 연기로 인정받는 게 목표"라며 "이를 위해 뼈를 갈아넣고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라고 연기 욕심을 드러냈다.
지난해에 이어 이번 작품의 연출을 맡은 조금희 연출은 "그동안은 블랑쉬 위주로 진행됐지만, 이번에는 스탠리의 폭력성과 야만성, 부족한 연민 등에 초점을 맞췄다"라고 설명했다.
조 연출은 "스탠리에 초점을 맞추는 것 자체가 파격적인데, 저의 색깔을 죽일까 봐 영화나 다른 연극 모니터링은 일부러 하지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최근 몇년간 연극, 뮤지컬 무대에서 활약 중인 송일국은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는 블랑쉬가 몰락해가는 과정을 그리는 게 중요한 작품이다. 스탠리는 이 과정에서 폭력적이고 블랑쉬를 무너뜨리는 역할을 하는데, 저의 숙제는 왜 스탠리가 폭력을 써가면서까지 블랑쉬를 무너뜨리는가를 보여드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처음 연출님을 봤을 때 이 작품이 배우들과의 호흡이 중요하고, 공연 기간도 짧다고 생각해 더블 캐스팅이면 안 하겠다고 말씀드렸었다"라며 "'대학살의 신'을 했을 때도 원캐스팅으로 했었는데, 어떻게든 좋은 호흡으로 좋은 작품을 만들어내는 게 숙제다. 좋은 작품이 되리라 확신한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