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론 규제에 막힌 카드사들…구매카드·법인카드로 활로 모색

8개사 신규 취급 2.9% 감소…신한 구매카드는 1년 새 두 배

 

카드론 규제가 이어지면서 8개 전업 카드사의 신규 취급액이 1년 만에 줄었다. 카드사들은 규제를 받지 않는 기업 대상 구매카드와 법인카드, 자동차 할부금융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18일 각 카드사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8개사의 올해 상반기 장기카드대출(카드론) 취급액은 20조 922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1조 5501억원보다 6273억원, 2.9% 줄었다. 회사별로는 삼성카드 8.3%, 현대카드 6.2%, 신한카드 5.1%, 롯데카드 3.2% 감소했다. 반면 KB국민카드는 6.6%, 하나카드는 1.9%, 우리카드는 0.9% 늘었다.

 

잔액도 함께 줄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NH농협카드를 포함한 9개 카드사의 6월 말 카드론 잔액은 42조 9093억원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던 5월 말 43조 2534억원보다 3441억원 감소했다. 금융당국이 5월 말 일부 카드사를 불러 가계부채 총량 관리를 당부한 뒤 나타난 변화다. 다만 금융위원회가 지난 13일 8·13 부동산 금융 종합대책을 통해 올해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 목표를 1.5%에서 3% 수준으로 높이기로 하면서 하반기 여건은 달라질 수 있다.

 

신한카드는 반기보고서에서 규제를 직접 거론했다. 회사는 "신용대출 시장은 가격 규제, 스트레스DSR 3단계, 신용대출 내 카드론 포함 등 고강도 규제가 지속됨에 따라 성장세가 둔화됐다"라며 "비규제상품 확대를 통해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카드사들이 새로 키우는 상품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곳은 신한카드의 구매카드다. 상반기 취급액이 3조 1065억원에서 6조 4258억원으로 106.8% 늘어 두 배를 넘겼다. 전체 취급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20%에서 6.17%로 뛰었다. 구매카드는 기업이 협력업체 대금을 결제하는 데 쓰는 상품으로 개인 신용대출 규제 대상이 아니다.

 

우리카드도 구매카드를 늘렸다. 구매카드 취급액이 9379억원에서 1조 3496억원으로 43.8% 늘었고 구성비는 1.9%에서 2.5%로 올랐다. 같은 기간 우리카드의 카드론 증가율은 0.9%에 그쳤다.

 

삼성카드는 법인카드로 방향을 잡았다. 상반기 법인 신용카드 취급고가 9조 1000억원에서 11조 3000억원으로 24.2% 늘었다. 개인 취급고 증가율 7.7%의 세 배가 넘는다. 회사는 세금 납부액 증가를 원인으로 지목했다.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법인카드 취급고는 일반경비와 구매카드 감소로 2.4% 줄었던 항목이다. 카드론은 8.3% 감소한 대신 단기카드대출(현금서비스)이 5조 1326억원으로 구성비가 4.93%에서 5.34%로 올랐다.

 

KB국민카드는 자동차 할부금융을 키우고 있다. 할부금융 취급액이 7991억원에서 9653억원으로 20.7% 늘었고, 잔액은 지난해 말 4조 3591억원에서 6월 말 4조 7161억원으로 8.1% 증가했다. 구성비도 15.06%에서 16.18%로 올랐다. 반면 일반대출 잔액은 1조 3558억원에서 1조 2647억원으로 6.7% 줄였다.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KB국민카드의 카드론 연체율은 지난해 말 1.55%에서 1.77%로 0.22%포인트 올랐고 전체 연체비율도 0.98%에서 1.07%로 상승했다. 법인 할부 연체율은 2.53%로 개인(1.01%)의 두 배를 넘는다. 우리카드는 연체채권비율이 2.15%에서 2.21%, 2.37%로 2년 연속 오르며 8개사 중 가장 높았고 고정이하채권비율도 1.1%에서 1.5%로 함께 상승해 두 지표가 동시에 나빠진 유일한 회사가 됐다.

 

삼성카드는 반대였다. 연체채권비율이 1.08%에서 0.97%로, 고정이하채권비율이 0.78%에서 0.69%로 2년 연속 개선됐다. 카드금융 잔고 7조 8300억원 가운데 KCB 1~6등급 비중을 90.3%로 유지하며 우량 회원 중심으로 관리한 결과로 풀이된다. 비씨카드는 카드론 취급액이 315억원에 그치는 매입업무 중심 구조여서 연체채권비율이 2.55%에서 0.66%로 내려갔다.

 

수익성은 대부분 나빠졌다. 신한카드 자기자본이익률이 6.53%에서 5.00%, 4.55%로 2년 연속 떨어졌고 삼성카드도 8.34%에서 6.61%, 4.26%로 내려갔다. KB국민카드는 지난해 10.69%까지 올랐다가 올해 상반기 7.62%로 돌아왔다.

 

조달 여건도 우호적이지 않다. 단기조달비중은 삼성카드가 3.26%에서 10.26%로, 신한카드가 1.99%에서 8.63%로 2년 사이 세 배 넘게 올랐다. 발행채권 신용스프레드는 신한카드가 0.42%포인트에서 0.59%포인트로, 하나카드가 0.49%포인트에서 0.66%포인트로 벌어졌다. 우리카드와 KB국민카드는 이 두 지표를 반기보고서에 기재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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