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11개 업종 중 10개가 PBR 1배 미만…하위 25%엔 '저PBR' 딱지

24일 공표기준 의견수렴 마감…같은 기준으로 상속세도 무거워져

 

코스피 상장사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1개 업종 가운데 10개 업종에서 1배를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 중위값을 코스닥과 견주면 9개 업종에서 코스피가 더 낮았다. 오는 11월 첫 명단을 공표하는 저PBR 기업 공표제도는 코스피에 업종 내 하위 25%, 코스닥에 하위 10%를 적용해 코스피 쪽 대상이 더 넓다.

 

한국거래소는 이달 24일까지 저PBR 기업 공표제도 규정·세칙 개정예고 의견수렴을 진행한다. 기준을 최종 조율할 마지막 절차인데, 금융위원회가 기준안과 함께 내놓은 자료에서 이런 내용이 확인됐다.

 

11월부터는 저PBR 기업의 이름이 시장에 그대로 드러난다. 거래소 공시 홈페이지에 저PBR 기업 명단이 새로 올라간다. 지금도 이 홈페이지에는 고배당기업과 밸류업 우수기업 명단이 걸려 있는데, 우수기업 옆에 저평가 기업 목록이 나란히 붙는 구조다. 기업명을 누르면 회사 개요와 재무수치 변화, 공시 항목까지 볼 수 있고 최대주주의 상속·증여 진행 여부도 확인이 가능하다.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의 종목명에는 '저PBR' 태그가 붙는다. 거래소는 공표 기업을 상대로 경영진 면담과 설명회, 컨설팅을 추진하고 상장폐지 실질심사와 스튜어드십 코드 가이드라인에도 PBR을 반영할 방침이다. 저PBR을 실질심사 발동 사유로 삼지는 않지만 다른 사유로 심사가 시작되면 고려 요인에 들어간다.

 

명단에 오를 기업은 코스피와 코스닥을 나누고 각 시장 안에서 글로벌산업분류기준(GICS) 11개 업종별로 다시 나눠 반기마다 PBR 순위를 매기는 방식으로 가린다. 그 순위가 누적 3년, 6개 반기 동안 코스피는 업종 내 하위 25%, 코스닥은 하위 10%에 머물면 저PBR 기업 명단에 오른다. 절대 수치가 아니라 업종 내 상대 순위로 정하기 때문에 PBR이 1배를 넘어도 정보기술 업종에서는 대상이 될 수 있고, 0.3배를 밑돌아도 부동산 업종에서 하위권을 면하면 명단에서 빠진다.

 

세부기준안에 첨부된 업종별 PBR 현황을 보면 6월 말 기준 코스피 업종별 중위값은 부동산이 0.29배로 가장 낮았고 유틸리티 0.40배, 소재 0.43배, 자유소비재 0.44배가 뒤를 이었다. 필수소비재는 0.55배, 금융 0.63배, 산업재 0.68배, 에너지 0.70배, 커뮤니케이션 0.77배, 헬스케어 0.83배였다. 1배를 넘긴 업종은 정보기술(1.49배) 하나뿐이다.

 

코스닥 사정은 오히려 나았다. 헬스케어가 1.40배, 정보기술이 1.05배로 두 업종이 1배를 웃돌았고 산업재 0.91배, 에너지 0.85배, 금융 0.81배로 코스피보다 높게 형성돼 있다. 유틸리티는 코스피 0.40배에 코스닥 0.71배, 소재는 0.43배에 0.73배로 격차가 컸다. 11개 업종 중 코스피가 코스닥보다 높은 곳은 정보기술과 커뮤니케이션 두 곳에 그쳤다.

 

평균과 중위값이 크게 벌어진 업종도 눈에 띈다. 코스피 산업재의 평균 PBR은 2.32배인데 중위값은 0.68배로 3.4배 차이가 났다. 유틸리티도 평균 1.06배에 중위값 0.40배, 필수소비재는 1.30배에 0.55배였다. 코스닥 헬스케어는 평균 5.00배에 중위값 1.40배로 격차가 가장 컸다. 소수 대형주가 업종 평균을 끌어올리는 사이 중간에 놓인 기업들의 저평가가 평균 수치에 가려져 있었다는 의미다.

 

코스피와 코스닥에 적용하는 기준이 다른 대목은 의견수렴 과정에서 다뤄질 여지가 있다. 코스피는 업종 내 하위 4분의 1이 걸리는 반면 코스닥은 하위 10분의 1만 걸린다. 같은 업종에서 밑에서 다섯 번째에 놓인 기업이라면 코스피에서는 명단에 오르지만 코스닥에서는 빠질 수 있다. 거래소 간이 시뮬레이션으로도 공표 대상은 최대 220곳이며 이 중 코스피가 130곳, 코스닥이 90곳이다.

 

금융위는 코스닥이 부실기업 퇴출과 세그먼트 분리 등 구조개편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PBR 수준과 순위 변동성이 커질 수 있고, 기술·벤처 중심 시장이라 재무지표 관리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낮은 반면 코스피는 재무지표 관리 필요성과 개선 여력이 높다고 설명했다. 구조개편 이후 시장이 안정되면 기준 강화를 검토할 수 있다는 단서도 달았다.

 

같은 기준은 세제에도 들어갔다. 재정경제부가 지난 3일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은 최근 6년간 PBR이 코스피 업종별 하위 25%, 코스닥 하위 10%에 해당하면 상속·증여세를 줄이려 주가를 일부러 낮춘 것으로 추정할 수 있도록 했다. 납세자가 아니라는 점을 입증하지 못하면 평가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평가기간을 늘려 상장주식을 다시 평가한다. 현행 평가방법에 따른 시가의 1.3배와 최근 6개월부터 6년 6개월까지 종가 평균 중 큰 금액이 상속재산가액이 되므로 과세 기준이 최소 30% 올라간다. 업종 내 하위권에 머무는 것이 명단 공개에 더해 세부담으로도 이어지는 구조다.

 

금융위와 거래소는 24일까지 의견을 받은 뒤 시장 참여자 의견을 반영해 기준을 최종 조율하고, 9월 중 증권선물위원회와 금융위 정례회의 승인을 거쳐 11월 2일 첫 명단을 공표할 계획이다. 첫 공표의 PBR 산정 기준일은 10월 22일이며 그날까지 저PBR 개선계획을 담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한 기업은 1년간 공표를 면제받는다. 다만 누적 6년간 하위권에 머문 120곳가량은 계획을 내도 명단에서 빠지지 못한다. 거래소는 9월 중 기업이 자기 반기별 PBR과 업종 내 순위를 미리 확인할 수 있는 조회 시스템도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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