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괴리율 2% 규제 시행하는데…레버리지 거래 줄며 관리 부담 커졌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거래대금 첫 1조원 아래로…업계는 "완화 필요" 요구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거래대금이 처음으로 1조원 아래로 내려왔지만 시장에서는 마냥 반기지 못하는 분위기다. 거래가 마를수록 시장가격과 순자산가치의 차이인 괴리율을 관리하기가 오히려 어려워지기 때문인데, 오는 19일에는 그 괴리율 관리의무를 강화하는 조치까지 시행된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2X) ETF 16종의 거래대금은 919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5월 27일 상장 이후 1조원 밑으로 떨어진 것은 처음으로, 기본예탁금을 3000만원으로 올린 규제 시행 하루 전인 지난달 30일 12조 4485억원과 비교하면 13분의 1 수준에 그친다. 회전율을 가늠할 수 있는 시가총액 대비 거래대금 비중 역시 같은 기간 219.1%에서 11.4%로 내려앉았다.

 

금융위원회가 19일 시행하는 조치는 국내 기초자산 상품의 유동성공급자(LP) 종가 괴리율 관리의무 기준을 현행 3%에서 2%로, 해외 기초자산 상품은 6%에서 5%로 낮추는 내용이다. 고의나 중과실로 관리의무를 어긴 증권사에 대해서는 한국거래소가 신규 종목의 유동성공급 업무를 제한할 수 있는 근거도 함께 마련된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8일 금융투자업권 간담회에서 이 조치를 19일 시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괴리율은 당일 종가에서 장 종료 시점 순자산가치(NAV)를 뺀 값을 순자산가치로 나눠 산출하는데, 이 값이 벌어지면 투자자는 실제 가치보다 비싸게 사거나 싸게 팔게 된다.

 

괴리율 초과 사례는 이미 여러 차례 불거져 나왔다. 거래소 상장공시시스템을 보면 6월 들어 22일까지 접수된 ETF 괴리율 초과 공시가 827건으로, 3월에 기록한 종전 최다치 688건을 20여일 만에 넘어섰다. 코스피가 역대 최고 상승률을 기록한 지난달 31일에는 하루에만 195개 ETF에서 괴리율 초과가 발생했다. 전체 상장 ETF 1155개의 16.8%에 해당하는 규모다. 여기에 포함된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는 8종으로 16종의 절반이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TIGER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 시장가격이 9445원으로 마감해 순자산가치 9302.83원보다 1.52% 높게 형성됐고 장 마감 직전 10분 종가 단일가 시간에 괴리가 생겼다고 공시했다. 지난 3일에는 KIWOOM SK하이닉스선물단일종목레버리지 괴리율이 -2.88%까지 벌어져 강화되는 기준 2%를 넘어섰다.

 

거래가 줄어들면 관리는 더 까다로워진다. LP는 매수와 매도 호가를 함께 대며 시장가격이 순자산가치에서 멀어지지 않도록 조율하는 역할을 맡는데, 거래 자체가 위축되면 몇 건의 주문만으로도 가격이 크게 움직인다. 여기에 관리 기준까지 좁아지면 이전보다 훨씬 촘촘하게 호가를 내야 한다.

 

증권사들이 호소하는 부담의 실체는 헤지 비용에 있다. LP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위험 노출액을 확보하기 위해 총수익스왑(TRS) 등 장외파생 계약을 활용하는데, 이 계약에 세금이 붙는 구조가 그대로 유지되면서 비용이 쌓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증거금률이 변동성 확대로 오른 점도 부담을 키웠는데, 헤지 포지션을 세울 때 담보로 묶어둬야 하는 자금이 그만큼 늘어나기 때문이다. 상품을 내놓기 전에 이런 완충 장치를 함께 마련했어야 한다는 아쉬움이 업계에서 나오는 이유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변동성이 큰 장에서는 괴리율을 관리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인 호가 공급과 헤지 거래가 필요해져 거래 비용과 운용 부담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괴리율 관리를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면 오히려 기초주식의 종가 변동성을 키운다는 문제 제기도 이어져 왔다. LP가 장 마감 무렵 호가를 적극적으로 내면 그 물량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종가에 그대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런 지적은 지난달 16일 보완방안이 발표된 직후부터 업계에서 반복적으로 제기됐다.

 

업계가 스스로 내놓은 대응 방안에도 두 방향이 함께 담겨 있다. 금융투자협회는 지난달 30일 자산운용사와 LP를 담당하는 증권사가 LP 거래량을 줄이기 위한 공동의 노력을 지속하는 한편 괴리율을 면밀히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거래량 축소와 괴리율 관리라는 두 과제가 한 문장 안에 나란히 놓인 것이다.

 

업계가 별도로 검토 중인 시장 정상화 방안에 이르면 방향이 아예 갈린다. 지난달 29일 금투협 긴급회의에서는 LP가 개인투자자 보유 물량을 장내에서 사들이되 매도 호가는 더 이상 내지 않는 방식이 거론된 것으로 전해졌다. 공식 발표된 자율 대응 방안에는 담기지 않았지만 거래 물량을 줄여 사실상 상장폐지에 준하는 효과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매도 호가가 사라지면 시장가격이 순자산가치 위로 튀어 오르는 만큼, 회의에서는 도입 조건으로 LP 괴리율 관리의무 완화나 위반 시 미처벌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결국 서로 다른 세 갈래 요구가 같은 LP에게 동시에 걸리는 상황이 됐다. 괴리율 관리의무는 2%로 강화되는데 유통물량 축소 방안은 그 의무의 완화를 전제로 하고, 종가에 몰리던 리밸런싱 물량은 장중과 장 마감 후로 분산해야 한다. 이 위원장은 실시간으로 변동하는 시장에 일률적인 규제를 도입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전문성을 갖춘 업계가 유동성을 스스로 조절해달라고 주문한 바 있는데, 자율 조절을 당부하면서 괴리율 기준은 일률적으로 좁히고 있다.

 

상반돼 보이는 두 조치가 실은 같은 목적을 겨냥한다는 해석도 있다. 현행 제도에서 괴리율은 상관계수와 달리 확대된 상태가 이어지더라도 상장폐지 사유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 금융위는 후속 검토 과제로 괴리율이 장기간 확대된 상품의 상장폐지 요건 반영을 제시한 바 있다. 이 방안이 실현되면 LP가 매도 호가를 거둬 괴리율을 벌리는 방식이 곧바로 상품 퇴출로 이어지는 통로가 된다. 당국이 LP 호가 스프레드 확대를 두고 시장 안정을 위해서라면 과도기적 부작용은 감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 점도 같은 맥락에서 읽힌다.

 

업계 안에서는 신중하게 접근하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대형 운용사 ETF 담당 임원은 긴급회의에서 기본예탁금 강화 조치의 효과가 분명할 것이라며, LP가 매수 호가를 제시하지 않으면 기존 투자자가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위는 시장 상황을 지속 모니터링하면서 전문가와 투자자 등과 논의를 거쳐 추가 보완조치를 검토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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