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블룸버그 칼럼 반박…"투자 부적격 국가로 평가될 우려 없다"

정부, 외신 칼럼 겨냥해 이례적 보도설명자료
"반대매매 3000계좌인데 36만 계좌로 인용"

 

금융위원회가 한국 증시를 '투자 불가능한 시장'으로 규정한 블룸버그 오피니언 칼럼을 겨냥해 "인용된 통계가 사실관계와 부합하지 않는 부분이 있는 것으로 보이며 정확한 출처 역시 확인되지 않고 있다"라고 4일 밝혔다. 정부가 특정 외신 칼럼 한 편을 제목까지 적시해 보도설명자료를 낸 것은 흔치 않은 대응이다.

 

금융위는 이날 배포한 '국내증시에 대한 정부의 입장' 자료에서 블룸버그 칼럼니스트 슐리 렌이 3일(현지시간) 쓴 '한국도 투자 불가능한 시장이 되고 있다(South Korea Is Becoming Uninvestable, Too)'를 문제 삼았다. 이 칼럼은 글로벌 인공지능(AI) 산업 호황을 여전히 믿는 사람들도 코스피에서 멀리 떨어지는 판단을 할 수 있다며 한국이 투자에 적합하지 않은 시장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금융위가 구체적으로 지목한 대목은 반대매매 수치였다. 신용융자와 미수를 합한 반대매매가 6월 중 일평균 3000계좌 수준이었는데도 칼럼은 36만 계좌라는 수치를 인용했다는 것이다. 100배가 넘게 부풀려진 숫자가 한국 개인투자자의 몰락을 보여주는 근거로 쓰였다는 지적이다.

 

경제 기초체력을 두고는 그 어느 때보다 견고하다고 반박했다. 올해 2분기 경제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3.7%를 기록했고 5월 경상수지는 386억 1000만달러 흑자로 역대 최대 수준이었다.

 

상장사 실적 전망이 주가 고점 때보다 오히려 높아졌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에프앤가이드 추정치를 합산한 올해 코스피 기업 이익 전망은 3월 말 644조원에서 4월 말 854조원, 5월 말 912조원으로 불어났고 코스피가 정점을 찍은 6월 22일 930조원을 지나 7월 말 975조원, 이달 4일 978조원까지 올라왔다. 지수가 40% 가까이 빠지는 동안에도 이익 전망치는 계속 상향됐다는 얘기다. 금융위는 국내외 다수 투자은행(IB)도 여전히 국내 증시의 견조한 성장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6월 중순 이후 커진 변동성에 대해서는 여러 복합적 요인에 기인한 것이며 최근 투자 심리가 회복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 시장의 평가라고 설명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과 관련해서는 보완대책의 효과를 수치로 제시했다. 4일 거래대금이 1조 3000억원으로 기본예탁금 상향 직전인 지난달 30일 12조 4000억원, 최고점인 6월 25일 19조 4000억원에 견줘 큰 폭으로 줄었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중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신규 상장을 일시 중단한 데 이어 31일부터 기본예탁금을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올리고 시가의 70%까지 인정하던 대용증권을 예탁금 산정에서 뺐다. 금융위는 "단기 변동성을 관리해 나가면서 증시의 복원력과 성장성을 높이는 자본시장 체질개선을 일관되게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융위는 "한국이 글로벌 AI 시장의 대체 불가한 공급망이자 투자처로 부각되고 있는 상황에서 근거가 불분명한 수치에 기반해 투자 부적격 국가로 평가될 우려는 전혀 없다"라고 말했다.

 

한국 증시를 향한 외신의 표현은 지난달 하순 이후 열흘 남짓한 사이에 빠르게 거칠어졌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23일자에서 개인투자자를 '충동적 도박꾼'이라 부른 데 이어 29일자에서 한국을 "국가자본주의와 시장 투기의 극단을 결합한 거대한 실험장"이라고 표현했다. 리서치 플랫폼 스마트카르마에서도 3일 밸류에이션이 싸든 아니든 상당수 외국인 기관투자자에게 한국 시장은 이미 투자 불가능한 곳이 됐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반론도 나란히 제기됐다. 모건스탠리는 3일 한국 주식 투자의견을 비중유지에서 비중확대로 올리면서 코스피 목표치로 9000을 제시했다. 쏠림과 레버리지가 급격히 풀리면서 AI와 반도체 슈퍼사이클 관련주에 들어갈 기회가 생겼다는 판단이다.


추천 비추천
추천
0명
0%
비추천
0명
0%

총 0명 참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