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 3사의 상반기 실적을 가른 것은 이자 장사가 아니라 채권 운용과 수수료 수익이었다. 카카오뱅크가 328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려 반기 기준 최대 기록을 다시 쓴 반면 케이뱅크 순이익은 601억원에 그쳐 1년 전보다 30% 가까이 줄었다. 두 은행 모두 이자이익 기반은 나쁘지 않았는데 비이자 부문의 성적이 엇갈리면서 순이익 방향까지 갈렸다.
카카오뱅크는 5일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24.4% 늘어난 328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매출은 1조 6483억원으로 5.5%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3516억원으로 0.5% 줄었다. 1분기 순이익 1873억원을 제외한 2분기 순이익은 1407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 1263억원보다 11.4% 늘었다.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2분기 시장 예상치 1353억원도 웃돌았다. 1분기에는 인도네시아 디지털은행 슈퍼뱅크 상장에 따른 투자 평가차액 933억원이 영업외손익에 반영되면서 순이익이 크게 뛰었는데, 이런 일회성 요인 없이 2분기 이익 체력이 뒷받침됐다.
카카오뱅크의 이익을 밀어 올린 것은 여신 이자보다 채권 운용과 수수료 수익이었다. 상반기 비이자수익은 5895억원으로 4.8% 늘어 전체 매출의 36%를 차지했다. 2분기 자금운용손익만 1698억원에 달했는데 시장금리가 오르면서 채권 이자수익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2분기 체크카드 결제액은 6조 3000억원으로 분기 기준 최대를 기록하며 수수료 수익 증가를 이끌었다. 대출 비교하기 서비스를 통한 제휴 금융사 대출 실행액은 1조 56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 늘었고, 지난 4월 선보인 투자탭을 앞세워 머니마켓펀드(MMF)박스와 펀드 합산 판매 잔고도 2분기 말 1조 8000억원까지 불어났다. 카카오뱅크는 지방은행과 카드사를 새 제휴사로 끌어들이며 입점 상품을 넓히고 있다.
고객 기반은 상반기에만 100만 명가량 늘어 2분기 말 2763만 명이 됐다.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2032만 명, 주간활성이용자수(WAU)는 1504만 명을 기록했다. 여신 잔액은 48조 217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5180억원 늘었고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3조 6870억원까지 확대됐다. 상반기 새로 나간 중·저신용 대출은 1조원 규모다. 연체율은 0.51%,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0.54%로 전 분기 수준을 지켰다. 수신 잔액은 증시로 자금이 빠지면서 67조 1100억원으로 2조원 넘게 줄었지만 7월 들어 1조원 이상 순증으로 돌아섰다. 모임통장은 이용자 1300만 명, 잔액 11조 7000억원을 기록했다.
케이뱅크의 상반기 순이익은 60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842억원보다 28.6% 감소했다. 2분기 순이익은 268억원으로 1년 전 681억원에서 60.6% 줄어 낙폭이 더 컸다. 이자이익이 2530억원으로 19.6% 늘고 누적 순이자마진(NIM)도 1.38%에서 1.59%로 0.21%포인트 오른 점을 감안하면 본업 자체는 개선됐다. 순이익을 끌어내린 것은 68.2% 급감한 비이자이익으로, 지난해 733억원에서 올해 233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케이뱅크는 채권매각이익이 줄어든 탓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실적을 밀어 올렸던 채권 운용 성과가 올해는 사라지면서 이자이익 증가분을 상쇄하고도 남았다.
두 은행이 나란히 기댄 성장 축은 개인사업자 대출이다. 케이뱅크의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1년 만에 1조 6000억원에서 3조 3000억원으로 두 배 넘게 불었다. 상반기에만 1조 5200억원을 공급해 지난해 연간 공급액의 82%를 반년 만에 소화했다. 부동산담보대출과 보증서대출 취급이 늘면서 개인사업자 여신 가운데 보증·담보 비중은 6월 말 45%까지 올라갔고 전체 원화대출에서 기업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17%가 됐다. 카카오뱅크 역시 1분기 말 기준으로 개인사업자 대출의 보증·담보 비중을 69%까지 끌어올렸다. 가계대출 규제로 신용대출을 키우기 어려워지자 보증기관과 담보를 낀 자영업 여신에 힘을 실은 결과다.
이달 말 상반기 실적을 내놓는 토스뱅크는 1분기 순이익이 29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8.3% 늘었다. 여신 잔액 15조 5047억원, 수신 잔액 29조 455억원이며 보증부 대출 비중을 1년 새 25.6%에서 38.5%로 높였다. 지난해 연간 순이익 968억원을 기록하면서 케이뱅크와 2위 경쟁 구도를 만들었다.
하반기에는 자영업 경기가 꺾일 경우 늘어난 사업자 여신이 대손비용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변수로 꼽힌다. 카카오뱅크는 업종별 경기 민감도를 반영한 특화 신용평가모델을 심사에 쓰고 있으며 연내 인수를 목표로 캐피탈사 인수합병(M&A)도 검토하고 있다. 올해 회계연도 주주환원율은 지난해 45%에서 50%로 올릴 방침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높은 외부 환경에서도 고객 기반과 플랫폼 경쟁력을 바탕으로 전 부문에서 고른 성장을 이뤄냈다"라며 "하반기에도 포용금융을 확대하고 혁신적인 서비스를 선보이겠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