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롱 환자' 잡는다…9월 10일부터 8주 초과 치료 시 전문의 검토

경상환자 1인당 치료비 5년새 47% 급증
첫 검토는 11월께…손해율 개선은 내년부터

 

교통사고 경상환자가 8주를 넘겨 치료를 받으려면 다음 달 10일부터 전문 의료인의 사전 검토를 거쳐야 한다.

 

국토교통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시행령 개정안이 4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2월 범부처 합동으로 자동차보험 부정수급 개선 대책이 발표된 지 1년 반 만에 이른바 '8주룰'의 골격이 확정됐다.

 

상해등급 12~14급 경상환자가 8주를 넘겨 치료받기를 원하면 진단서 등 서류를 보험회사나 자동차공제조합에 내야 한다. 보험사는 이를 자동차손해배상진흥원(자배원)에 넘겨 검토를 요청하고, 자배원 소속 전문 의료인이 치료 필요성을 판단해 결과를 환자와 보험사에 통보한다. 환자가 이의를 제기하면 공제분쟁조정분과위원회에서 다시 심의받을 수 있다. 검토 대상은 척추염좌와 팔다리 관절의 단순 염좌, 갈비뼈 골절이 없는 흉부 타박 등으로 한정했고 임산부와 만 7세 이하 영유아는 검토 절차 없이 치료를 이어갈 수 있다.

 

국토부가 제도 도입 근거로 제시한 통계를 1인당 기준으로 환산하면 지난 5년간 경상환자 치료의 성격이 어떻게 달라졌는지가 드러난다. 경상환자는 2019년 155만 4000명에서 2024년 148만 8000명으로 4.2% 줄었지만 같은 기간 치료비는 1조원에서 1조 4100억원으로 41% 불어났다. 환자 한 명당 치료비로 따지면 64만 3000원에서 94만 7000원으로 47.2% 뛴 것이다.

 

사고 후 4주가 지나면 2주 단위로 진단서를 내도록 한 2023년 1월 경상환자 대책이 시행된 첫해 1인당 치료비는 89만 8000원으로 전년(89만 6000원)과 큰 차이가 없었지만 이듬해 다시 94만 7000원까지 올랐다. 보험업계는 서류 제출 의무만으로는 장기 치료를 억제하기 어렵다는 근거로 이 수치를 들어 왔다.

 

손보업계가 이번 조치에 기대를 거는 배경에는 한계에 다다른 자동차보험 수지가 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2023년 80.7%, 2024년 83.8%에 이어 지난해 87.5%까지 올랐고 대형 4개사의 올 상반기 손해율도 84.5%로 1년 전보다 1.9%포인트 상승했다. 상반기 영업적자는 1890억원에 이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보면 지난해 자동차보험 진료비 가운데 한방 비중이 60.5%로 처음 60%를 넘어섰는데, 8주를 초과해 치료받는 경상환자 상당수가 한방병원 이용자로 파악된다. 보험개발원은 8주룰 시행에 따른 보험료 인하 효과를 3% 안팎으로 추산하고 있다.

 

검토 대상이 시행일 이후 발생한 사고의 경상환자로 한정되기 때문에 실제 첫 검토는 11월께나 이뤄진다. 지급 보험금이 줄어드는 효과가 손해율에 잡히는 시기는 사실상 내년이어서 올해 보험료 조정 논의에 곧바로 반영되기는 어렵다. 금융감독원도 향후치료비를 중상환자에게만 지급하도록 보험업감독업무시행세칙을 고치는 작업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

 

국토부는 신속한 검토를 위해 전산시스템을 구축하고 종합병원 10년 이상 경력의 의과·한의과 전문의 200여 명을 심사위원으로 위촉하기로 했다. 검토 서류 발급 비용과 검토가 끝날 때까지의 치료비는 보험사와 공제조합이 부담하고 그동안 진단서 발급비를 대지 않던 공제조합도 다음 달 10일부터는 이를 낸다. 시행 이후에도 분기마다 검토 결과를 분석해 검토 대상과 심사 기준을 보완할 계획이다. 대한한의사협회와 환자단체는 대면 진료를 하지 않는 기관이 치료 지속 여부를 판단하는 구조라며 반발해 왔다.

 

박준형 국토부 모빌리티자동차국장은 "이번 시행령 개정안은 국민의 자동차보험료 부담을 완화하고 적정 배상 문화를 구축하기 위한 것"이라며 "나이롱환자를 효과적으로 걸러내는 한편 제도개선으로 인한 국민 불편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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