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이 하나의 상품 안에서 일반심사와 간편심사를 특약별로 나눠 적용하는 '복합심사 인수특약'을 놓고 배타적사용권 확보에 나섰다. 유병자라면 상품 전체를 간편심사로 가입하면서 모든 담보에 할증 보험료를 물어야 했던 판매 체계를 업계에서 처음으로 바꾼 만큼 독점 판매권을 인정받겠다는 취지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최근 생명보험협회에 복합심사 인수특약의 배타적사용권 심의를 신청했다. 배타적사용권은 협회 신상품심의위원회가 독창성과 유용성을 인정한 신상품에 일정 기간 독점 판매 권한을 주는 제도로 업계에서는 일종의 특허권으로 통한다.
복합심사 인수특약은 교보생명이 지난달 선보인 '교보K-맞춤건강보험'에 실린 제도성 특약이다. 지난해 11월 금융감독원에 신고해 올해 1월 수리 절차를 마쳤다. 특정 상품에 종속되지 않는 제도성특약으로 개발한 만큼 앞으로 다른 건강보험 상품에도 같은 구조를 얹을 수 있다.
건강보험 시장은 그동안 표준체가 가입하는 일반심사형과 유병자가 가입하는 간편심사형으로 상품 자체가 나뉘어 있었다. 고지혈증 약을 복용 중인 40세 고객을 예로 들면 일반보험에서 암 담보는 정상 인수가 가능하지만 뇌·심혈관 담보는 거절되고 입원·수술 담보에는 부담보 조건이 붙는다. 보장공백을 피하려고 간편보험을 택하면 이번에는 정상 인수가 가능했던 암 담보까지 일괄 할증된 보험료를 부담해야 한다.
복합심사 인수특약은 이 선택의 단위를 상품에서 특약으로 내렸다. 청약 전에 일반심사형 고지 5개 항목과 간편심사형 고지 3개 항목을 통합해 한 번에 알리면 회사가 특약별 심사 결과를 안내하고 표준체 인수가 어려운 특약만 간편심사형으로 돌려 하나의 상품으로 청약하는 방식이다.
교보생명이 심의 신청서에 제시한 수치를 보면 자사 대표 건강보험 기준 간편보험 할증률은 24%, 일반심사형 가입 고객 가운데 부담보가 설정된 비중은 32%다. 2년 전 퇴행성 무릎관절염으로 주사·투약 치료를 받은 40세 남성이 암·뇌·심장·수술 주요 특약에 1000만원씩 가입하는 경우 일반심사형은 월 10만 6112원이지만 다리 부위 부담보로 보장공백이 남는다. 간편심사형은 보장공백이 없는 대신 월 13만 2211원으로 25% 더 비싸다. 복합심사형으로 설계하면 보장공백 없이 월 11만 1462원에 가입이 가능해 간편심사형 대비 절감액이 매달 2만 749원, 20년 납입 기준 498만원에 이른다.
건강한 고객에게 비싼 간편보험부터 권하는 판매 관행을 차단하는 장치도 함께 담았다. 일반심사로 정상 인수되는 특약은 청약 전산에서 간편심사형 선택 자체가 막힌다. 가입 내용에 대한 계약자 확인서와 일반·간편 보험료 비교 안내를 기초서류에 반영했고 필수학습 과정을 이수하지 않은 설계사에게는 판매 자격을 주지 않는다. 금감원이 2016년 건강한 사람의 간편심사보험 가입 여부에 대한 보험회사 확인 강화를 주문한 이래 이어져 온 감독당국의 정책 방향과 궤를 같이한다.
교보생명이 이 구조를 상품으로 구현하기까지는 1년 8개월이 걸렸다. 2024년 10월 상품 기획에 착수해 지난해 3월 상품개발·가입심사·지급심사·시스템 부서가 참여하는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꾸렸고 금감원 신고 과정에서 금융소비자 보호 장치를 여러 차례 보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