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 침수 손해액 연 443억…'단독사고 특약' 있어야 보상받는다

여름 두 달에 침수사고 65% 집중…자차보험만으론 침수 보상 안 돼
긴급출동 특약은 자정부터 보장 개시…휴가 '출발 전날' 가입해야

 

여름철(7~8월) 차량 침수사고 손해액이 최근 5년 평균 443억원으로 평상시(203억원)의 두 배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침수사고 자체가 여름에 몰리는 탓이다.

 

최근 5년간 침수사고는 연평균 7035건 발생했는데 이 가운데 4589건(65%)이 장마가 낀 7~8월 두 달 사이에 일어났다. 침수 피해는 자기차량손해 담보만으로는 보상받을 수 없어 '차량 단독사고 손해 특약' 가입 여부를 장마 전에 확인해 둘 필요가 있다.

 

금융감독원과 손해보험협회, 보험개발원은 8일 이런 내용을 담은 여름철 자동차보험 소비자 행동요령을 안내했다.

 

침수 피해는 해마다 불어나는 추세다. 보험개발원 집계 기준 자동차보험으로 처리된 침수사고는 2021년 1531건에서 지난해 7765건으로 5배 넘게 늘었고 이 가운데 74.9%가 수리비가 차량가액을 웃도는 전손으로 처리됐다. 침수차는 엔진과 전장 부품이 한꺼번에 망가지는 탓에 사고 한 건당 손해 규모가 유독 크다. 지난해 7월 중순 일주일 동안에만 침수차 3874대가 접수돼 388억원대 손해가 발생했고 그 달 대형 손해보험사 4곳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92.1%까지 치솟았다. 

 

자기차량손해 담보가 보상하는 사고는 다른 차량과의 충돌이나 도난으로 한정된다. 상대 차량 없이 물에 잠기는 침수사고는 여기에 해당하지 않아 차량 단독사고 손해 특약이 있어야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이 특약은 침수 외에 다른 물체와의 충돌이나 화재·낙뢰로 인한 손해까지 보상 범위에 넣고 있으며 자기 과실이 없다는 점이 입증되면 보험금을 받더라도 보험료가 할증되지 않는다.

 

다이렉트 채널에서는 자기차량손해 담보 가입 시 이 특약이 기본으로 함께 가입되도록 설계된 경우가 많지만 보험료를 아끼려 특약을 해제했다면 침수 보상을 받을 길이 없어진다. 특약에 가입했더라도 문이나 창문, 선루프를 열어둔 채 빗물이 들어간 경우는 침수로 인정되지 않는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타이어 펑크, 연료 부족 등에 대비하는 긴급출동 서비스 특약은 가입 시점이 관건이다. 보장이 가입일 자정(24시)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휴가 당일 아침에 가입해서는 그날 사고를 보장받지 못한다. 늦어도 출발 전날까지는 가입을 마쳐야 한다는 얘기다. 상품에 따라 이용 횟수가 제한되는 경우도 있어 가입 전 보험회사와 상담해 보는 게 좋다.

 

보험개발원은 침수 위험 지역에 있는 차량 운전자에게 자동차보험 가입 정보를 활용한 '긴급대피알림'을 보낸다. 2024년 6월 도입된 이 서비스로 첫해 1174건, 지난해 2802건의 알림이 발송됐는데 지난해 알림을 받은 차량 가운데 실제 침수 피해를 입은 차는 9대에 그쳤다. 문자와 유선은 공식 발신번호(02-368-4000)로, 카카오톡은 '보험개발원 자동차 긴급 대피 알리미' 인증 채널로만 발송된다. 앱 설치나 링크 클릭을 요구하는 메시지는 이를 사칭한 피싱일 가능성이 크므로 발신 경로부터 확인해야 한다. 

 

이번 안내에는 고속도로 2차 사고 대처 요령도 담겼다. 사고나 고장으로 정차한 차량을 뒤따르던 차가 들이받는 2차 사고는 최근 3년 치사율이 43.8%에 이른다. 일반사고(8.8%)의 다섯 배 수준이다. 사고 건수가 2021년 50건에서 2025년 65건으로 늘어나는 동안 피해자 수는 63명에서 92명으로 더 빠르게 불어났다.

 

사망자를 뜯어보면 74%가 최초 사고를 낸 쪽이 아니라 당한 쪽이었다. 절반은 차량 주변에 머물다가, 24%는 차 안에서 변을 당했다. 사고 직후 차 밖으로 피하는 대신 삼각대를 세우거나 파손 부위를 살피러 현장에 남는 습관이 화를 불렀다. 한국도로공사 조사에서도 사고·고장 시 후방조치부터 해야 한다고 답한 비율이 86.8%였고 대피나 신고를 꼽은 응답은 13.2%에 그쳤다. 금감원과 보험업계는 비상등을 켜고 트렁크를 연 뒤 가드레일 밖으로 대피하고 나서 스마트폰으로 신고하는 이른바 '비트박스' 요령에 따라 대피부터 하라고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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