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이 전립선암 방사선 치료 과정에서 생기는 직장 손상을 미리 막아 주는 시술을 보장하는 특약을 개발해 생명보험협회에 배타적사용권을 신청했다. 진단비나 치료비를 보장하던 기존 암보험과 달리 치료에 뒤따르는 부작용을 예방하는 처치 행위 자체를 보험금 지급 대상으로 끌어들인 것이 특징이다.
2일 생보협회와 흥국생명에 따르면, 이 특약이 보장하는 '전립선암 생분해성 물질주입술'은 방사선 치료를 앞둔 환자의 전립선과 직장 사이에 생분해성 물질을 주입해 두 장기 사이에 완충 공간을 만드는 시술이다. 전립선과 직장은 몇 ㎜의 얇은 막을 사이에 두고 맞붙어 있어 방사선을 쬘 때 직장까지 손상되기 쉬운데, 주입된 물질이 치료 기간 내내 방사선을 막아 주다가 치료가 끝나면 몸속에서 자연 분해돼 사라진다. 보건복지부는 이 시술을 2022년 1월 신의료기술로 최종 승인했고 이듬해 9월 요양급여 대상으로 지정했다. 지난해 6월에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가 수가를 40% 올렸다.
상품 개발의 배경에는 남성암 보장이 여성암에 비해 빈약하다는 회사의 판단이 깔려 있다. 전립선암은 국내 남성에게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으로 2023년 신규 환자가 2만 2640명 나와 전체 남성 암 환자의 15%를 차지하며 폐암과 위암을 앞질렀다. 환자 수는 2021년 1만 9010명, 2022년 2만 754명에서 해마다 늘고 있고 올해는 2만 9260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5년 상대생존율은 96.9%까지 높아졌지만 재발률이 높은 편이어서 치료 이후 관리가 까다로운 암으로 꼽힌다. 그런데도 유방암·자궁암 특약이 세분화돼 쏟아지는 것과 달리 남성암은 진단비와 검사비 보장에 머물러 있다는 게 흥국생명의 설명이다.
회사는 방사선 치료 환자의 30%가량이 직장 출혈이나 잦은 배변 같은 부작용을 겪는다는 데 주목해 부작용을 줄이는 시술을 새 보장 영역으로 발굴했다고 밝혔다. 임상 근거도 뒷받침된다. 보건복지부 신의료기술평가보고서를 보면 시술을 받은 환자군의 직장 선량 비율은 시술 전 12.4%에서 시술 후 3.3%로 떨어진 반면 시술을 받지 않은 비교군은 11.7%에 머물렀다. 시술군의 97.3%가 직장에 전달되는 방사선량을 25% 이상 줄이는 효과를 봤다. 치료가 끝난 뒤 나타나는 후기 독성 발생률도 시술군이 2%로 비교군(9%)보다 낮았고 중등도 이상 독성은 시술군에서 한 건도 나오지 않았다.
흥국생명은 이 시술이 세기조절방사선치료나 중입자 치료 등 여러 방사선 치료와 함께 쓸 수 있어 암주요치료특약, 항암방사선특약과 묶으면 보장 체계를 한결 촘촘하게 짤 수 있다고 봤다. 부작용이 줄면 응급실 방문이나 재입원이 감소해 의료비 부담이 낮아지고 환자가 치료를 중도에 포기하지 않게 돼 생존율을 끌어올리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특약은 재보험사 같은 외부 기관을 거치지 않고 흥국생명이 자체 개발했으며 시장 조사에 착수한 때부터 금융감독원 신고와 수리를 마치기까지 아홉 달이 걸렸다.
배타적사용권은 협회가 상품의 독창성과 진보성을 인정하면 일정 기간 독점 판매를 보장해 주는 제도로 인정받으면 통상 3개월에서 1년간 다른 회사가 같은 상품을 팔 수 없다. 흥국생명은 올해 초 전이암 진단 시 사망보험금 일부를 미리 지급하는 전이암진단시미리받는서비스 특약으로 6개월짜리 배타적사용권을 받은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