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이 암 치료비 보장을 키운 신상품을 개발해 나란히 배타적사용권을 신청했다. 두 회사 모두 암 진단 때 목돈을 한꺼번에 주던 방식에서 벗어나 치료가 진행되는 동안 실제로 드는 비용을 겨냥했다. 다만 같은 문제를 푸는 해법은 갈렸다. 삼성생명은 암 치료비를 종신보험의 사망보장에 얹었고, 한화생명은 그동안 어느 상품도 건드리지 않던 본인부담 구간을 파고들었다.
◆ 삼성생명, 치료받을수록 사망보험금 불어
삼성생명의 '삼성 암치료플러스종신보험'은 사망보장과 암 치료비를 하나의 주계약에 담은 상품이다. 항암약물·항암방사선·암수술 치료에는 각각 가입금액의 10%, 중환자실 치료에는 5%, 특정 항암호르몬 치료에는 1%를 치료할 때마다 연 1회 지급한다. 여기까지는 흔한 치료비 보장이지만, 이 상품은 받은 치료비만큼을 사망보험금에 그대로 얹는다. 한도가 없어 치료를 거듭할수록 사망보험금이 늘어난다. 기본 사망보험금도 가입 10년째부터 매년 10%씩 불어 최대 2배까지 커진다.
발상은 기존 선지급형 종신보험과 정반대다. 선지급형은 암에 걸리면 사망보험금에서 진단자금을 미리 빼 주는 탓에 막상 환자가 된 뒤에는 남는 사망보장이 쪼그라든다. 이 상품은 반대로 치료를 받을수록 사망보장이 두터워진다. 암 치료를 받는 가입자에게만 사망보장을 키우는 방식이어서 보험료도 덜 든다. 삼성생명은 가입금액 5000만원, 40세 남성, 10년납 기준으로 같은 체증형 종신보험보다 보험료가 24%가량 싸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품이 나온 데는 종신보험이 예전만큼 팔리지 않는 현실이 깔려 있다. 삼성생명 보장성보험에서 종신보험이 차지하는 판매 비중은 2023년 62%에서 올해 1~4월 38%로 내려앉았다. 같은 기간 건강보험은 종신보험을 제쳤다.
◆ 한화생명, 본인부담 30~90% '선별급여' 첫 보장
한화생명의 '선별급여 암주요치료보장S특약'이 노린 곳은 건강보험 본인부담률이 30~90%에 이르는 선별급여다. 선별급여는 치료 효과나 경제성이 아직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어도 환자에게 도움이 될 만하다고 보고 건강보험이 비용의 일부만 대 주는 예비 급여다. 산정특례도 본인부담상한제도 적용되지 않아 환자가 떠안는 몫이 크다. 그런데도 기존 암보험은 본인부담 5%인 산정특례와 100%인 비급여만 보장하고, 그 사이에 낀 선별급여는 손대지 않았다.
이 특약은 암 진단이 확정된 뒤 선별급여에 해당하는 암 수술이나 항암약물·항암방사선 치료를 받으면 연 1회 보험금을 준다. 백혈병 치료제 블린사이토주만 해도 한 번 맞는 약값이 약 5000만원, 본인부담률 30%를 적용해도 1500만원이 환자 부담이다. 한화생명은 이런 빈틈을 건강보험공단 통계가 아니라 자사 실손보험 청구 데이터에서 찾아내 위험률을 매겼다고 밝혔다.
보험료를 아낄 수 있다는 점도 내세운다. 3000만원짜리 항암 치료를 가정하면, 암주요치료비 담보 하나만 들 때 월 10만5000원이던 보험료가 암주요치료비·선별급여·비급여로 쪼개 가입하면 월 4만 2500원으로 줄어든다는 게 한화생명 계산이다. 새 치료법이 나올 때마다 특약을 갈아 끼워야 하는 번거로움도 던다는 설명이다.
◆ 진단금에서 치료비로
암보험의 무게중심이 진단에서 치료로 옮겨가고 있다. 진단 한 번에 목돈을 받던 방식에서 벗어나 치료가 이어지는 내내 실제로 드는 돈을 보장하는 쪽으로 무게가 실린다. 고가 항암 치료가 늘어난 영향이 크다.
연간 암환자 진료비는 2015년 4조 8640억원에서 2024년 10조 7880억원으로 10년 새 122% 불었다. 비급여 항암제를 쓰는 환자의 81%는 매달 300만원 넘는 약값을 감당하고 있다. 5월 나온 5세대 실손보험이 비급여 보장을 줄인 자리도 치료비 중심 암보험이 채우고 있다.
다른 회사도 잇따라 비슷한 상품을 꺼내 들었다. 동양생명은 검사부터 주요 치료, 통증완화·재활까지 한 특약에 묶은 '종합병원이상암통합치료비특약'을 16일 선보였다. 미래에셋생명도 지난달 암 치료 전 과정을 보장하는 암복합치료비·암통합케어 특약을 내놨다.
배타적사용권은 신상품을 개발한 회사에 일정 기간 독점 판매권을 주는 제도다. 협회 신상품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부여 여부와 기간이 정해진다.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모두 다른 회사가 의견을 낼 수 있는 기한(각각 이달 12일·15일)이 지나, 결과 발표가 머지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