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한 장 잘못 만들면 '낭패'…금감원, 소비자 유의사항 4가지 안내

해외 카드분쟁 처리 길게는 5개월…증빙 갖춰 120일 안에 이의제기를
리볼빙 수수료 연 18%·연회비 첫해 환급 안 돼…'비용 함정' 주의해야

 

해외 쇼핑몰에서 주문한 물건을 받지 못해 환불을 요청했더니 처리에 몇 달이 걸린다는 답이 돌아오고, 단종된 카드를 대신해 받은 새 카드의 혜택은 소비 성향과 맞지 않는다. 필수인 줄 알고 가입한 리볼빙은 막상 필요가 없는 데다 높은 수수료만 부담스럽고, 연회비 100만원짜리 프리미엄 카드를 사흘 만에 해지하려다 기본연회비 30만원을 떼이기도 한다. 모두 금융감독원에 접수된 신용카드 민원 사례다.

 

금감원은 9일 이런 사례를 토대로 신용카드를 쓸 때 챙겨야 할 점들을 안내했다. 신용카드 누적 발급매수가 2022년 1억 2417만매에서 지난해 1억 3466만매로 증가하는 사이 신용카드 관련 민원도 같은 기간 6720건에서 1만 2661건으로 두 배 가까이 불었다. 2024년 1만 2968건으로 정점을 찍은 뒤 지난해 소폭 줄긴 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가장 처리가 까다로운 것은 해외 결제 분쟁이다. 해외 쇼핑몰과 다툼이 생기거나 카드 도용·이중결제 같은 부정사용 피해를 입으면 결제한 카드사를 거쳐 국제 브랜드사(비자·마스터·JCB 등)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문제는 시간이다. 현지 가맹점 조사부터 보상 심사, 최종 결정까지 권한이 국내 카드사가 아닌 국제 브랜드사에 있어 심사 기준이 국내보다 까다롭고 처리에 3∼5개월이 걸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의제기를 하려면 폐쇄된 사이트 링크와 광고화면, 주문내역, 영수증, 판매자와 주고받은 메일·채팅 내역 등 증빙을 갖춰 거래일(또는 전표 접수일)로부터 90∼120일 안에 신청해야 한다.

 

금감원은 카드사가 제공하는 '해외사용 안심설정'과 '카드결제 알림'을 미리 켜두라고 권했다. 안심설정으로는 사용 가능 국가와 기간, 하루·1회 한도, 해외결제 차단 등을 정해둘 수 있고, 결제 알림은 사용금액과 시간, 가맹점명을 문자·알림톡으로 곧바로 알려준다.

 

단종된 카드를 대신해 새 카드를 받을 때는 조건과 혜택부터 살펴야 한다. 카드사는 단종 카드의 유효기간이 다가오면 한 달 전 안내를 거쳐 대체카드를 발급할 수 있는데, 서면·전화·문자·이메일 등 두 가지 이상의 방법으로 알리도록 돼 있다. 새 카드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20일 안에 카드사에 거부 의사를 밝히면 된다. 카드를 재발급받았다면 기존 자동납부가 그대로 넘어가지 않을 수 있다는 점도 놓치기 쉽다. 통신·전기요금이나 4대 보험료가 제때 빠져나가는지 확인하지 않으면 뜻하지 않은 연체로 이어질 수 있다.

 

승계 여부는 금융결제원 계좌정보통합관리서비스(payinfo.or.kr)나 어카운트인포 앱에서 조회할 수 있다. 카드가 단종되더라도 이미 쌓은 포인트는 유효기간 안에 그대로 쓸 수 있고, 같은 서비스에서 잔여 포인트를 모아 본인 계좌로 옮길 수도 있다.

 

필수 항목으로 알고 가입했다는 민원이 잦은 리볼빙은 특히 조심해야 한다. 리볼빙(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은 당월 결제 예정액 중 일부만 갚고 나머지를 다음 달로 넘기면서 높은 이자를 무는 고금리 대출성 계약이다. 카드사별 평균 수수료율은 지난 5월 말 기준 연 15.1∼18.3%에 이른다. 카드를 만들 때 반드시 가입해야 하는 항목이 아닐뿐더러, 매달 결제액 일부가 쌓여 넘어가면서 갚아야 할 원금과 수수료가 빠르게 불어난다. 월 300만원을 쓰면서 약정결제비율을 30%로 두면 이월 잔액이 첫째 달 210만원에서 셋째 달 459만 9000원으로 늘어나고, 장기간 이용하면 신용평가에도 불리하게 작용한다.

 

금감원은 무분별하게 쓰면 상환 불능 위험을 부를 수 있는 만큼 이용을 최소화하고, 불가피하게 쓰더라도 철저한 소비·결제 계획 아래 신중히 이용하라고 당부했다. 가입한 줄 몰랐다는 사례가 적지 않은 만큼 카드사 콜센터나 이용명세서, 모바일 앱에서 가입 여부를 확인하고 쓸 생각이 없으면 해지하라고 권했다.

 

연회비를 둘러싼 민원도 끊이지 않는다. 연회비는 카드 발급 등 회원 관리비용에 쓰이는 기본연회비와 부가서비스 제공을 위한 제휴 연회비로 나뉜다. 카드를 해지하면 발급·부가서비스에 들어간 비용을 뺀 나머지를 남은 기간만큼 일할 계산해 돌려주는데, 제조·배송 비용이 몰리는 첫해에는 기본연회비를 거의 환급받지 못한다.

 

요즘 인기를 끄는 프리미엄 카드는 특수 소재나 고급 포장 탓에 기본연회비만 수십만원인 경우가 많다. 그만큼 카드를 신청하기 전에 정말 필요한지 따져보는 편이 낫고, 이미 갖고 있는 카드라도 쓸 일이 없으면 해지해 불필요한 연회비를 줄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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