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군부인' 역사 왜곡 논란 파장…지식인 비판·주연배우 사과·인터뷰 취소

서경덕 교수 "중국 동북공정에 빌미 제공" 우려

 

MBC 금토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이 방영 초반 주연배우들의 연기력 논란으로 시끄럽더니 종영 후엔 역사 왜곡 논란을 자초하며 거센 후폭풍을 맞고 있다.

 

지난 15일 방송된 11화에서 이안 대군(변우석 분)의 즉위식 중 신하들이 제후국이 사용하는 '천세'를 외치고, 황제의 상징인 십이면류관 대신 제후를 뜻하는 구류면류관을 착용해 시청자들의 날선 비판에 직면했다.

 

논란이 되자 21세기 대군부인 제작진은 16일 공식 홈페이지에 "세계관 설정과 역사적 고증 이슈로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진심으로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라며 사과문을 올렸다.

 

제작진은 "제작진이 조선의 예법이 역사 속에서 어떻게 변화했는지 세심하게 살피지 못해 발생한 사안이다. 21세기 대군부인은 로맨스물인 동시에 대체 역사물의 성격을 지닌 드라마로 가상의 세계와 현실의 역사적 맥락이 교차하는 부분에 대해 신중하고 심도있는 고민이 필요했으나, 정교하게 세계관을 다듬고 더욱 면밀하게 살피는 노력이 부족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추후 재방송 및 VOD, OTT 서비스에서 해당 부분의 오디오와 자막을 수정하겠다는 방침을 덧붙였다.

 

주연배우 아이유와 변우석은 18일 SNS에 사과문을 발표했다.

 

아이유는 "작품의 주연배우로서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하고 큰 실망을 끼친 것 같아 여러분께 매우 송구하고 지금도 마음이 참 무겁다"라며 "여러 역사 고증 문제들에 있어 더 깊이 고민하지 않고 연기에 임한 점 변명의 여지없이 반성하고 사과드린다"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 고유의 역사에 기반한 상상력과 대한민국의 전통적인 아름다움을 담아내는 것이 중요한 작품이었던 만큼 배우로서 더욱 신중하게 대본을 읽고 공부해야 했음에도 그러지 못한 스스로가 부끄럽다. 미리 문제의식을 제대로 갖지 못했다. 죄송하다"라고 거듭 사과했다.

 

변우석도 "작품으로 인해 불편함과 우려를 느끼신 분들께 무거운 마음을 담아 글을 올린다"라며 "작품이 촬영되고 연기하는 과정에서 제가 작품에 담긴 역사적 맥락과 의미가 무엇이고 그것이 시청자 여러분께 어떻게 받아들여질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부족했다. 시청자분들의 말씀을 통해 성찰과 반성을 하게 됐고, 배우로서 연기뿐 아니라 작품이 가진 메시지와 맥락까지 더욱 책임감 있게 살펴보고 고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깊이 새기게 됐다. 더욱 신중하고 깊이 있는 자세로 작품에 임하는 배우가 되겠다. 죄송하다"라고 반성했다.

 

21세기 대군부인에 대한 지식인들의 비판도 이어졌다.

 

한국사 강사 최태성은 이날 SNS에 올린 글을 통해 "또 역사 왜곡 논란. 드라마, 영화 우리만 보는 거 아니다. 전 세계인들이 보고 있다. 이제는 그 격에 맞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우리는 아직 (역사 고증) 시스템이 없거나, 수공업 수준이다. 역사 용어, 복장, 대사. 역사 왜곡 논란이 매번 터지면서도 늘 그 자리"라며 "배우들의 출연료는 몇억 원을 아낌없이 지불하면서 역사 고증 비용은 몇십만 원으로 대신하려 하시는지, 프로그램 제작을 위해서 고증에 드는 시간은 왜 그리도 무시하시는지"라고 비판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19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현재 중화권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도 (21세기 대군부인 역사 왜곡) 관련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라며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중국 동북공정에 빌미를 제공했다는 점이다. 글로벌 OTT를 통해 전 세계 시청자들이 힘께 보는 역사물 콘텐츠라면 정확한 고증뿐만 아니라 주변국의 역사 왜곡 상황도 유심히 체크해야 하는데, 이 부분을 놓친 것이 가장 뼈아프다. 이제부터라도 거울삼아 앞으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그런가 하면, 극중 성희주 오빠 성태주 역으로 활약한 배우 이재원은 21세기 대군부인 역사 왜곡 논란에 따른 여론을 의식해 예정됐던 인터뷰도 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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