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핀플루언서의 불공정거래를 잡기 위해 24시간 가동되는 AI(인공지능) 기반의 모니터링 시스템을 가동했다. 증시 변동성이 커진 틈을 타 SNS와 유튜브를 중심으로 번지는 '선매수 후 추천' 수법과 무자격 종목 추천을 겨냥한다. 핀플루언서는 금융과 인플루언서의 합성어로, SNS·유튜브 등에서 투자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을 뜻한다.
금감원은 지난 18일 이찬진 원장 주재로 제2차 소비자위험대응협의회를 열고 핀플루언서·투자자문업자의 불법행위 등 금융소비자와 관련된 주요 현안 사항을 다뤘다고 19일 밝혔다.
협의회는 증시 호황기에 편승해 소비자를 현혹하고 재산상 피해를 주는 행위에 엄정 대응하겠다며, 최근 구축해 상시 가동에 들어간 AI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위법 행위를 실시간으로 단속·적발하기로 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 유관기관과 협력해 불법 금융광고를 차단·제재하는 원스톱 대응체계도 함께 가동한다.
금감원이 지목한 수법은 두 갈래다. 본인이 미리 사들인 종목을 이해관계 표시 없이 추천해 주가를 띄운 뒤 차익을 실현하는 방식, 그리고 유사투자자문업 신고 없이 SNS로 유료 구독자에게 특정 종목을 추천하는 행태다. 일부 투자자문업자가 비상장주식 투자나 공모주 청약대행을 미끼로 투자금을 회사 계좌로 받아 챙기는 사례도 의심된다.
금감원은 소비자경보를 발령하는 한편, 한계기업 상태의 자문사·운용사에 대해서는 검사를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 1년 정기예금 9개월 만에 깨면…상호금융은 약정금리의 40.9%뿐
이날 협의회에서는 상호금융권 예금의 중도해지이율 문제도 다뤄졌다. 가입한 금융권역에 따라 손에 쥐는 이자가 크게 갈리는 구조를 손보겠다는 취지다.
격차는 숫자로 드러난다. 1년 만기 정기예금에 가입한 뒤 9개월이 지나 해지할 경우, 평균 약정이자율 대비 지급 비율은 상호금융권 40.9%, 은행권 57.6%, 저축은행 63.0%다. 같은 9개월을 맡기고도 상호금융 가입자가 저축은행 가입자보다 약정이자의 절반 가까이를 덜 받는다.
금감원은 일부 조합이 예금상품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고 중도해지이율을 일률적으로 낮게 적용해 온 관행을 지목하고, 업계 간담회를 통해 조합들의 중도해지이율을 끌어올리도록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한도제한계좌를 이미 보유하거나 단기간에 다수 계좌를 개설한 소비자의 생계비 계좌 개설이 제한되는 문제도 함께 다뤄, 개설과 활용 편의성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27일 상장…증권사 KPI에 소비자보호 지표 주문
오는 27일 출시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 대한 대응 방안도 논의됐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을 기초자산으로 한 상품이 시장에 풀리면 과도한 자금 유입으로 변동성이 확대되고 개인투자자 손실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올해 1분기 증시 급등 과정에서 개인투자자 자금이 레버리지 ETF로 대거 유입됐고, 주요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의 매매회전율은 일반 주식과 비교가 어려울 만큼 높다.
진입 요건도 강화돼 있다. 레버리지·인버스 ETF에 투자하려면 기본예탁금 1000만원을 예치하고 일반교육 1시간을 이수해야 하며,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여기에 심화교육 1시간이 추가된다. 총 2시간의 의무 교육이다.
협의회는 운용 현황과 괴리율·매매 동향을 모니터링하고, 소비자가 일반 ETF로 오인하지 않도록 상품명과 마케팅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라는 핵심 위험을 명확히 고지하라고 주문했다. 증권사 해외주식 영업과 관련해서도 KPI 안에 소비자 보호 지표를 다각적으로 발굴하고, 이벤트·광고에 대한 사전 내부통제를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 GA 설계사가 전체의 59.2%…불법 사금융 가담 우려도
보험대리점(GA)의 모집질서 문란행위도 안건에 올랐다. 보험회사의 GA 판매 의존도가 심화되는 가운데, 부실한 내부통제가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2025년 12월 말 기준 GA 소속 설계사는 31만 6000명으로 전체 설계사 54만명의 59.2%를 차지한다.
일부 GA가 불법 사금융에 가담하거나 세무·회계·노무 등 각종 컨설팅을 빌미로 불필요한 보험 가입을 유도하는 행태가 문제로 지적됐다. 협의회는 GA의 컨설팅업 겸영 금지와 상호 규제 신설, 임직원의 제재 회피 행위 엄단 등 규제 정비를 당부했다. 보험금 부지급 등 분쟁이 늘면서 올해 1분기 보험 분쟁민원 접수 건수가 전 분기 대비 증가한 상황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금감원은 분쟁 적체 상위사 CCO·보상담당 임원과의 면담을 통해 과도한 시책 자제와 불완전판매 자체 점검 강화를 지도하고, 보험금 심사기준 변경 시 소비자 알릴의무 신설과 보험약관·상품설명서 개편 등 제도 개선도 병행하기로 했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금융회사의 과도한 빚투와 레버리지 투자를 부추기는 행위, 일부 핀플루언서의 자본시장 교란행위에 높은 수준의 경각심을 갖고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