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가 27일 상장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를 하루 2배로 따라가는 상품으로, 사전교육에만 4만명 이상이 몰렸다. 미래에셋증권은 상장 직후 최대 5조 3000억원 유입을 점친다. 상품에 대한 관심과 열기가 그만큼 뜨겁다. 하지만 차분히 들여다봐야 할 대목도 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미래에셋·한국투자·KB·신한·한화·키움·하나 등 8개 운용사는 오는 27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16종을 일제히 내놓는다. 대부분 상승 2배에 베팅하지만 신한과 한화는 하락 2배 '곱버스'로 차별화한다. 당초 22일 상장 예정이었지만 국민성장펀드 판매와 겹치면서 일정이 밀렸다.
국내에는 처음 등장하는 상품이지만, 해외에서는 이미 자리 잡았다. 홍콩에 상장된 SK하이닉스 2배 ETF는 상장 8개월 만에 세계 1위에 올랐고, 누적수익률은 +756%에 달한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 실제 주가 상승률은 299%였다. 단순 2배가 아니라 그보다 훨씬 더 나온 셈인데, 상승장이 길게 이어진 덕분이다.
숫자만 보면 사고 싶어진다. 정말 그럴까.
레버리지는 '하루 단위'로만 2배를 추종한다. 며칠만 지나도 누적효과가 생기는데, 상승장에서는 매일 수익이 원금에 얹혀 단순 2배를 훌쩍 넘는 반면, 횡보하거나 출렁이는 장에서는 같은 원리가 손실을 키운다. 이른바 '음의 복리효과'다.
SK하이닉스가 10% 올랐다가 다음 날 10% 빠지면 일반 주식은 1% 손실(100→110→99)에 그친다. 그런데 2배 ETF는 4% 손실(100→120→96)이다. 주가는 거의 제자리인데 내 돈만 네 배로 빠지는 셈이다.
낙폭이 커지면 격차는 더 벌어진다. 20% 하락 후 20% 반등한 경우 주식은 4% 손실(100→80→96)이지만, 레버리지는 16% 손실(100→60→84)로 격차가 네 배가 된다.
오르내리기만 반복해도 원금은 야금야금 녹는다. 레버리지 ETF에 '단기 베팅용'이라는 분류표가 괜히 붙은 게 아니다. 적립식 장기투자에 쓸 도구는 아니다.
반토막 나면 본전은 두 배 멀어진다. 100만원이 50만원으로 줄었다면 50%가 아니라 100%를 벌어야 본전이라는 얘기인데, 손실이 커질수록 회복 난이도는 점점 더 가팔라진다.
여기에 한국 시장의 ±30% 가격제한폭까지 얹어보면, 2배 레버리지는 산술적으로 하루에 60%까지 빠질 수 있다. 게다가 개별종목은 지수보다 변동성이 더 크다.
하지만 관련 시장은 이미 달아오른 모습이다. 올해 4월 코스피 일평균 회전율은 1.48%로 미국 S&P500(0.22%)의 7배에 달한다. 그 중에서도 코스피200 선물 인버스 ETF 회전율은 작년 33.6%에서 70%까지 치솟았는데, 들고 있는 사람보다 사고파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레버리지·인버스 교육 수료자는 1~4월에만 52만명을 넘겼다. 작년보다 13배 늘어난 수치다. 금감원도 긴장하는 분위기인데, 황선오 부원장은 "투자자 쏠림과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라며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레버리지 ETF가 나쁜 상품이라는 얘기는 아니다. 단기 베팅 용도라면 효율적인 도구"라면서도 "'삼성전자 오를 테니 2배로 사두자'는 식의 막연한 장기 보유가 가장 흔하고 가장 위험한 오해"라고 지적했다.
27일 이후 주가가 어디로 가든 한 가지는 변하지 않는다. 주가가 제자리로 돌아와도 레버리지 ETF에 묻은 내 돈은 제자리로 돌아오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