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노트] 설레임을 담은 알앤비 구윤회 'Marry me'

 

[라온신문 김혜련 기자] 알앤비(R&B)는 리듬 앤 블루스(Rhythm & Blues)의 약자로 1940년대에 미국의 흑인문화에서 생겨난 대중음악의 한 장르다. 발생 초기엔 미국 내 흑인들이 만든 음악을 포괄적으로 지칭하기도 했다. 전자기타를 사용한 빠른 템포의 블루스가 유행했고, 관악기나 피아노 등을 추가해 곡을 더욱 경쾌하게 만들었다. 그렇게 초기의 알앤비는 기존의 블루스에서보다 리드미컬해진 것이었다. 

 

알앤비의 특징은 블루스보다 댄스 비트가 강하고 대중적인 멜로디를 사용한다는 점에 있다. 여기에 흑인 특유의 개성적인 연주와 가창이 가미됐다. 슬픔을 주조로 하던 블루스에서 슬픔이 빠졌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악기 편성은 줄어들고 즉흥연주보다 노래에 중점을 뒀다. 블루스를 바탕으로 한 화성에 전기기타 등을 활용한 경쾌한 리듬을 결합했다. 

 

2000년대를 넘어가면서 타 장르와의 크로스 오버를 시도하는 등 알앤비 음악 스타일은 폭넓게 진화했다. 소울과 펑크적인 베이스 위에 팝, 힙합, 가스펠, 일렉트로닉 댄스 음악 등의 색채가 더해지는가 하면 알앤비 고유의 스타일이 전자 드럼 리듬, 재즈적인 색소폰 멜로디, 풍성한 보컬 창법 등과 만나 더 화려하고 감미로워졌다. 이렇듯 알앤비는 다양한 스타일로 변모하며 새로운 양상을 보여주었으나 한국에서는 전통 알앤비 음악의 관점에 갇혀 특징이 왜곡되고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등 그 개념이 확고히 자리 잡지 못하게 됐다. 알앤비는 그 어떤 장르보다 다채로운 색채를 띠는 음악으로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해서 재탄생되고 있다. 
 
구윤회는 지난 2009년 버팔로 패키지라는 팀의 멤버로 제20회 유재하 음악 경연대회에서 입상했다. 이를 기점으로 '소울 서밋(soul summit)', '버팔로 패키지', 'JHG(just hip&groovy)', '발라드살롱' 등의 밴드 및 프로젝트팀 활동을 했다. 소울, 펑크, 팝 등의 장르를 중심으로 EP(extended play) 및 정규앨범에 참여하고 다양한 무대에 서면서 보컬 활동을 시작했다. 

 

구윤회는 기획사가 없이 음반을 자체 제작하는 인디 뮤지션이다. 인지도를 쌓기 시작한 건 프로듀서 정키의 정규앨범 <MAMA>에 피처링을 하면서부터다. 이 곡에서 구윤회는 특유의 소울풀한 보컬을 선보였다. 최근엔  프로듀서 겸 싱어송라이터로 활동하는 마크툽과 2014년 발매한 콜라보레이션 앨범 <마크툽 프로젝트Vol.3>의 싱글 'Marry Me'가 음원 차트에서 역주행하면서 보다 대중적이고  친숙한 보컬리스트가 돼가고 있다. 

 

'Marry Me'는 청혼하는 남자가 가진 설렘과 떨림, 그러면서도 굳건한 확신을 그대로 녹여낸 곡이다. 한 여자를 사랑하는 남자의 진솔함과 행복한 결혼생활에 대한 맹세가 담겨있다. 여자가 힘들 때 기댈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을 표현한 '비 내리는 날에 우산이 돼주고 어둠이 오면 빛이 돼줄게' 파트는 가장 호소력 있게 고백하는 파트로 독립된 서정적인 멜로디가 진행되는 게 특징이다. 이 곡 전체를 관통하는  감정이 가득 실린 가사이기도 하다. 


곡의 조성은 A Major Key로 8마디의 전주를 시작으로 벌스1과 프리코러스가 각각 8마디씩 진행된다. 이후 코러스파트로 넘어가는데 코러스는 8마디가 진행되고 마지막 마디에서 2/4박자로 정리해준다. 간주 8마디는 통기타의 아르페지오 주법으로 이뤄지는데 그중 4마디는 멜로디 연주로, 나머지 4마디는 슬라이드 바를 이용해 한층 매끄럽게 진행되면서 로맨틱한 솔로를 완성한다. 

 

간주 이후 노래 가사 사이로 들리는 기타 멜로디가 곡의 분위기를 더 살려주는데 앞의 파트와 마찬가지로 벌스2와 프리코러스가 각각 8마디씩 진행된다. 코러스로 다시 한번 넘어간 후 프라이머리 브릿지 8마디로 이어진다. 이 부분은 보컬이 가장 호소력 있게 고백하는 파트이자 곡의 주제가 가장 잘 표현된 부분이다. 이후 벌스가 한 번 더 반복되면서 곡이 마무리된다. 
 
악기 구성은 어쿠스틱 멜로디 기타, 어쿠스틱 리듬 기타, 보컬 피아노로 이뤄진다. 이 곡은 4분 4박자로 어쿠스틱한 느낌을 잘 살린 단순한 리듬의 곡이다. 드럼과 베이스는 없으며, 전반적으로 기타가 8분음표를 기준으로 가볍고 단순한 리듬으로 연주를 이끌며, 복잡한 리듬 사이에 또 다른 어쿠스틱 기타가 등장해 보컬을 메워준다. 피아노는 스테레오 감을 살려 풍성한 사운드를 선보인다. 역시 복잡하지 않은 8분음표로 기타를 보조하면서 곡을 더욱더 분위기 있고 듣기 편안하게 만들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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