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속 인디] "10대의 당돌함" 태국 래퍼 밀리(MILLI)

[라온신문 안광일 기자] 지난 7월 태국에서는 코로나19의 3차 유행이 확산했다. 이에 환자가 급증하자 병상 부족 현상이 일어나면서 입원을 기다리다 숨지는 이들이 잇따르며 사회 문제가 됐다.

 

심지어 SNS에서는 길거리에서 숨진 한 남성이 12시간이 지나도록 시신이 수습되지 않았다는 내용과 함께 사진이 올라와 큰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이러한 사회 문제에 대해 태국의 한 10대 래퍼가 자신의 SNS에 코로나 19에 대한 정부의 대응이 엉망이라고 비판했고 태국 정부 관계자는 명예훼손 혐의로 래퍼를 고소하기에 이르렀다. 그녀는 벌금형을 선고받고 풀려났고 트위터에서는 그녀에 대한 옹호 운동이 벌어졌다.

 

이렇듯 해당 래퍼는 여느 사회면 뉴스에 나오는 10대들의 철없는 모습이 아닌 정부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 따끔하게 꼬집고 자신의 소리를 내는 똑 부러지는 모습으로 뉴스를 장식했다. 그녀는 바로 현재 태국에서 떠오르고 있는 래퍼 밀리(MILLI)다.

 

2002년생인 그녀는 남다른 랩 실력으로 이미 태국을 넘어 국내에서도 이름을 알리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힙합에 남다른 관심을 가졌던 그녀는 니키 미나즈의 열혈한 팬으로 그녀를 보면서 래퍼의 꿈을 키웠다.

 

밀리는 태국의 인기 방송사 Workpoint가 제작한 오디션 프로그램인 'The Rapper'의 시즌2에 합류하면서 인지도를 쌓기 시작한다. 국내 프로그램으로 빗대어 언급하자면 엠넷의 ‘고등래퍼’와 비슷한 포맷인 ‘The Rapper’에서 그녀는 센 언니 캐릭터로 화제를 모았다.

 

 

대표곡으로는 ‘พักก่อน’(쉬어)가 있다. 지난해 발매된 ‘พักก่อน’(쉬어)는 10대인 그녀 또래들의 이야기로 밀리의 랩 실력을 마음껏 보여줄 수 있는 곡이다.

 

로맨스와 칠(Chill)한 분위기가 주를 이루는 태국 힙합에서는 보기 힘든 신조어와 욕설이 많은 빠른 템포의 디스 곡으로 해석된 가사를 보고 듣는 것이 거북하기도 하다. 하지만 솔직한 매력과 센 캐릭터를 유지해오던 밀리의 이미지와 맞물려 화제를 모았으며 밀리는 스타덤에 오르게 된다.

 

 

이후 발표한 싱글 ‘สุดปัง’ (Sudpang!)에서는 아름다움의 기준에 대한 그녀만의 해석과 함께 트랜스젠더 문화와 관련된 노래를 함으로써 태국 정통 랩에서 더욱 벗어나 그녀만의 장르를 만들어나갔다. 아름다움이 수도에 집중돼 있지 않다는 비유적인 메시지를 많은 여성에게 전달하기 위해 태국 방언을 사용한 가사가 등장한다.

 

그녀는 10대 여성으로서 삶, 트랜스젠더 문화, 성 소수자들의 커뮤니티 등 선뜻 건들기 힘든 주제를 다양하게 넘나들며 거침없이 발언하는 솔직한 매력으로 MZ세대의 큰 지지를 받고 있다. 가장 핫한 뮤지션들만 무대에 오를 수 있는 2020 아시아 송 페스티벌에서 ‘สุดปัง’ (Sudpang!)을 부르며 태국을 대표하는 가수로 무대를 꾸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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