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익거래유인 -40bp…외국인 원화 단기물 매수 유인 사라졌다

  • 등록 2026.09.11 09: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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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년 평균은 34bp…5월 마이너스 전환 후 폭 확대
기업 선물환 순매입에 스왑레이트 상승…통안증권 91일물 3.02%

 

외국인이 환위험을 없앤 채 원화 단기물에 투자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사라졌다. 3월까지 플러스를 유지하던 차익거래유인은 5월 마이너스로 돌아선 뒤 8월에는 -40bp(1bp=0.01%p)까지 내려갔다. 최근 5년 평균이 34bp였던 점을 감안하면 부호가 뒤집힌 데다 격차도 크게 벌어졌다.

 

11일 한국은행의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따르면 3개월물 기준 차익거래유인은 3월 1bp, 4월 2bp로 소폭 플러스를 유지하다가 5월 -7bp로 전환했다. 6월 -17bp, 7월 -26bp를 거쳐 8월 1~26일에는 -40bp까지 마이너스 폭이 커졌다. 월평균으로는 7월 -25.7bp, 8월 -40.1bp로 2021~25년 평균인 34bp를 크게 밑돈다.

 

차익거래유인은 내외금리차에서 스왑레이트를 뺀 값이다. 외국인이 원화 단기물에 투자해 받는 이자와, 환위험을 없애기 위해 선물환으로 되파는 과정에서 치르는 비용을 견준 것이다. 이 값이 플러스면 환율 변동과 무관하게 이익이 남아 재정거래 목적의 자금이 들어오고, 마이너스면 그 유인이 사라진다. 한은은 이를 단기 외화자금 사정을 보여주는 지표로 활용한다.

 

지표가 줄어드는 조짐은 연초부터 나타났다. 당시에는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순매입이 이어지면서 스왑레이트의 마이너스 폭이 줄어든 것이 원인으로 지목됐고, 외화자금시장에 달러화 유동성이 풍부하다는 진단이 함께 나왔다. 3년물 이하 단기 종목을 중심으로 외국인 채권 매수가 계속되고 있어 재정거래 자금 유입에는 큰 변화가 없다는 시각도 있었다.

 

반년이 지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상반기에는 NDF 순매입에 더해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에 따른 채권자금까지 들어왔고, 7월 이후에는 원·달러 환율이 크게 내리자 저점 인식이 퍼지면서 기업의 선물환 순매입이 늘었다. 
선물환 매입 수요가 늘면 스왑레이트가 올라 차익거래유인은 그만큼 줄어든다.

 

원·달러 환율은 2월 말 중동전쟁 발발 이후 미 달러화 강세와 유가 급등으로 1500원대 초중반까지 올랐다. 5월 초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 기대로 1450원대까지 상승폭을 줄였으나, 중동 상황 불확실성이 재차 커지고 외국인의 국내주식 순매도가 이어지면서 7월 2일 1555.8원까지 뛰었다. 이후 외국인 순매도가 완화되고 국내 외환시장 수급이 개선되면서 1300원대 후반까지 떨어졌다. 박종우 한은 부총재보는 전날 통화신용정책보고서 설명회에서 "환율이 단기간에 약 200원 하락해 일부 수출기업의 이익에 영향을 줄 수 있다"라면서도 "연간 전체로 보면 기업이익이 상당 폭 늘고 있어 국내 성장과 소득에 미치는 영향은 여전히 크다"라고 말했다.

 

한은은 이러한 마이너스 전환을 외화조달 여건 악화로 보지 않았다. 미 달러화 자금시장에서 양호한 조달 여건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 한은의 평가다. 국내 은행과 기업이 해외에서 발행한 외화채권의 가산금리는 3월 중동전쟁으로 올랐다가 반락했고, 국내은행의 대외 외화차입 가산금리도 수급 여건에 따라 등락했으나 대체로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외국환평형기금채권 5년물 기준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 역시 3월 급등 후 하향 안정됐다.

 

부담은 단기 자금시장에서 나타났다. 통화안정증권 91일물 금리는 8월 31일 현재 3.02%로 상당폭 올랐다. 한은은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차익거래유인 축소에 따른 외국인 매수세 약화가 가세한 결과로 설명했다. 한은은 7월과 8월 두 차례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25bp씩 올려 연 3.00%로 인상했다. 같은 날 기준 양도성예금증서(CD) 91일물은 3.12%, 기업어음(CP) 91일물은 3.25%였다.

 

외국인 채권투자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3월에는 보유채권의 대규모 만기도래와 차익거래유인 축소로 투자가 줄었다가 4~6월에는 WGBI 편입에 힘입어 국고채를 중심으로 순유입으로 돌아섰다. 7월 이후에는 WGBI 관련 자금이 계속 들어왔음에도 차익거래유인의 마이너스 폭이 커지면서 단기채권 투자가 축소돼 다시 감소로 돌아섰다. 연초에 제기됐던 재정거래 자금 유입 지속 전망과는 다른 방향이다.

 

외국인의 주식투자는 별개로 대규모 순매도가 이어졌다. 6월 순매도 규모는 57조 5000억원으로 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7월 8조 8000억원, 8월 1~26일 11조 3000억원으로 규모는 줄었으나 전기전자 업종을 중심으로 한 매도세는 계속됐다.

 

한은은 "향후 국내 금융시장에 중동전쟁의 전개 양상과 인공지능(AI) 산업의 성장성 및 수익성 우려, 글로벌 장기금리 상승, 주택시장과 가계대출 상황 등과 관련한 리스크가 남아 있다"라고 밝혔다.

이성태 stlee@rao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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