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궁금증 ⑱] 감액된 보험금 산출 근거, 어디서 확인하나요

  • 등록 2026.09.11 08: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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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원 치료를 마치고 실손보험금을 청구한 가입자가 예상보다 적은 금액을 받았다. 보험사에 이유를 물었더니 약관상 인정되지 않는 항목이 포함돼 있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어느 항목이 얼마나 깎였는지, 그 판단의 근거가 무엇인지는 설명에 담기지 않았다.

 

보험금이 산출되는 과정을 손해사정이라 부른다. 손해가 발생한 사실을 확인하고 손해액과 보험금을 산정한 뒤 손해사정서를 작성해 보험사에 의견을 내는 순서로 진행된다. 가입자가 받아 든 금액은 이 절차를 거쳐 나온 결과물이다.

 

보험업법 제189조는 보험사로부터 손해사정업무를 위탁받은 손해사정사가 손해사정서를 작성한 경우 지체 없이 보험회사와 보험계약자, 피보험자, 보험금청구권자에게 이를 내어 주고 중요한 내용을 알리도록 정한다. 청구인이 요구해야 비로소 받을 수 있는 서류가 아니다. 계약자가 직접 선임한 손해사정사도 보험사와 계약자 양쪽에 교부해야 한다.

 

보험업감독업무시행세칙은 손해사정서의 사고 및 손해조사 내용에 손해액 사정의 중요 근거와 결과를 포함하도록 규정한다. 손해사정에 적용된 관계 법규와 약관, 손해액과 보험금 산정에 크게 영향을 미친 사항, 업무를 수행한 손해사정사의 성명과 등록번호도 기재해야 한다. 금융당국은 2022년 4월 기재사항을 지금의 형태로 구체화했다.

 

손해가 경미하고 사고 발생 후 즉시 보험금이 지급되는 건은 손해사정서를 작성하지 않을 수 있다. 소액 청구를 접수해 곧바로 지급받은 경우라면 받아볼 서류가 처음부터 없을 수 있다.

 

보험사에도 별도의 설명의무가 있다. 보험업법과 시행령은 계약 체결부터 보험금 지급까지 단계별로 중요 사항을 항목별로 설명하도록 정하고 있으며, 보험금 심사·지급 단계에서 알려야 할 사항은 감독규정과 시행세칙에 열거돼 있다. 지급 심사가 지연될 경우 그 사유를 안내한다는 사실, 인터넷으로 심사 진행 과정과 결과를 조회할 수 있다는 사실, 약관에 정해진 분쟁조정 절차 등이 여기에 들어간다.

 

보험사가 보험금을 감액하거나 지급하지 않으면서 의료자문을 의뢰했다면 자문을 의뢰한 기관과 그 의견을 설명해야 한다. 의뢰 사유와 의뢰 내용, 자문 기관에 제공한 자료의 내역도 설명 대상이다.

 

금융감독원에 접수된 손해사정 관련 민원은 2024년 122건에서 지난해 441건으로 늘었고 올해 상반기에만 271건이 들어왔다. 금감원은 지난 4일 소비자위험대응협의회에서 손해사정서 발급 면제 대상이 명확하지 않고 손해사정 내용을 확인하기 어려운 형태로 서류가 교부되는 사례를 민원 증가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결과에 이의가 있다면 손해사정사를 직접 선임할 수 있다. 비용을 보험사가 부담하려면 손해사정에 착수하기 전에 선임 의사를 통보해 동의를 받아야 한다. 보험사가 사고 통보를 받고 정당한 사유 없이 7일이 지나도록 손해사정에 착수하지 않은 경우에도 보수는 보험사가 낸다. 이미 나온 사정 결과에 승복하지 못해 다시 선임하거나 보험사와 별도로 선임할 때는 본인이 부담한다.

 

실제 손해액을 보상하는 상품이라면 보험사는 선임 요청에 원칙적으로 동의해야 한다. 청구서류 심사만으로 지급이 가능해 조사나 확인이 필요 없는 경우 등에 한해 거부할 수 있다. 표준동의기준은 손해보험협회 공시실에서, 각 보험사의 세부 기준은 해당 회사 경영공시에서 볼 수 있다.

 

감독규정은 보험사가 손해사정사의 손해사정서 접수를 거절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내용이 자체 조사 결과와 다르면 보정을 요청할 수 있다. 손해사정서를 접수하고도 보험금 지급이 늦어질 사유가 생기면 접수일부터 10일 안에 그 이유를 알려야 한다.

 

손해사정사가 보험금 액수를 놓고 보험사와 협상하는 일까지 대신하지는 못한다. 대법원은 2001년 손해사정인이 보수를 받기로 하고 피해자 측과 보험사 사이의 합의에 관여한 사건에서 손해사정 업무범위를 벗어난 법률사무 취급으로 보고 변호사법 위반을 인정했다(2000도513). 손해 발생 사실 확인과 보험금 산정, 관련 서류 작성과 제출 대행까지가 손해사정사의 일이다.

 

서류를 받아 보고도 감액 사유에 동의하기 어렵다면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을 신청할 수 있다. 약관에 정해진 면책사유에 해당한다는 사실은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거나 줄이려는 보험사가 증명해야 한다는 것이 대법원 판례다(2010다6857 등). 금감원은 손해사정제도 정비 태스크포스를 꾸려 손해사정서 발급 기준과 작성 실태를 정비하기로 했다.

이성태 stlee@rao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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