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마다 100원씩 벌어진 환율 가정…전기전자 실적 전망 갈린다

  • 등록 2026.09.08 10:38:51
크게보기

LG이노텍 1400원대 후반 vs 삼성전기 1300원대 후반
삼성전기 MLCC 3건, 두 달 사이 환산 환율 168원 하락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1330원대까지 내려오면서 전기전자 기업들이 3분기 실적 가이던스에 반영해둔 환율 가정과 실제 시장 환율의 차이가 벌어지고 있다. 회사별 가정치가 100원 넘게 갈리는 만큼 실적 발표를 앞두고 시장 눈높이를 조정해야 하는 폭도 종목별로 다를 전망이다.

 

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후 3시30분 기준 전 거래일보다 9.9원 내린 1340.5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1334.7원까지 떨어져 2024년 10월 4일 이후 1년 11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7월 1일 고점인 1559.2원과 비교하면 두 달여 만에 224.5원 내렸으며 한국은행 집계로 7월 기준 환율 하락률은 8.09%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3월 이후 17년여 만에 가장 가파르다.

 

삼성전기는 2027년 공급을 목표로 한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공급계약 3건을 6월 30일과 7월 23일, 9월 1일에 잇따라 공시했다. 계약금액은 각각 4539억원과 2951억원, 1조 722억원이며 세 건 모두 달러로 표시된 금액에 계약일의 최초 고시 매매기준율을 적용해 산출했다고 밝혔다. 적용된 환율은 1544.20원에서 1475.60원으로, 다시 1376.50원으로 두 달 사이 167.70원 낮아졌다.

 

세 건의 달러 금액을 합치면 12억 7295만 달러다. 공시에 적힌 원화 환산액은 1조 8213억원이지만 본지가 7일 종가인 1340.5원을 적용해 다시 계산한 금액은 1조 7064억원으로 1149억원 적다. 실제 손익에 반영되는 환율은 2027년 매출을 인식하는 시점의 환율이어서 이 차액이 그대로 실적에 나타나지는 않는다. 다만 세 계약 모두 이행 기간이 2027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여서 환율 변동에 노출되는 기간이 1년에 이른다.

유안타증권이 전기전자 분석 대상 6개 종목의 3분기 가이던스를 확인한 결과 LG이노텍은 분기 평균환율을 1400원대 후반으로 가정했다. 대덕전자와 해성디에스는 1400원대 초반을 적용했고 삼성전기와 이수페타시스, 티엘비는 1300원대 후반을 깔아 애초부터 보수적으로 실적을 추정했다. 현재 환율이 유지되면 앞의 세 곳은 가이던스를 다시 손봐야 한다.

 

환율이 10원 움직일 때 분기 영업이익 변동폭은 삼성전기가 45억원으로 6개 종목 가운데 가장 크지만 3분기 예상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따지면 0.75%로 가장 낮다. 대덕전자는 절대금액이 15억원에 그치는 대신 영업이익 대비 1.87%로 가장 높고 해성디에스도 4억 5000만원에 1.35%다. LG이노텍은 30억원에 0.93%, 이수페타시스는 8억 7000만원에 0.93%, 티엘비는 1억 5000만원에 0.93%다. 고선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절대금액이 아닌 영업이익 대비 %로 환산해보면 표면적인 환율 민감도 순위와 실질적인 영향 순위가 상당 부분 달라진다"라고 밝혔다.

 

대덕전자는 매출 상당 부분이 수출로 이뤄져 결제 통화로 달러를 쓰면서도 별도의 환헤지 없이 달러 보유 자체를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6개 종목 중 환율 변화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지만 3분기 예정된 FC-BGA 대면적 기판 출시와 MLB 생산능력 확장에 맞물린 수요 증가가 판가 인상으로 이어지면 실제 손익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 부분 상쇄될 여지가 있다.

 

해성디에스도 매출 대부분이 수출이며 환헤지를 하지 않는다. 3분기 주요 종합반도체기업을 상대로 한 DDR5 물량 확대가 본격화되고 생산능력을 늘렸는데도 단기간에 완전가동 수준에 도달할 만큼 리드프레임 수요가 견조해 물량 증가에 따른 수혜를 기대할 수 있다.

 

삼성전기는 6개 종목 중 유일하게 환헤지를 적극적으로 운용한다. MLCC 공급계약 3건에 지난 5월 공시한 1조 6000억원 규모 실리콘 커패시터 공급계약과 기존에 체결한 10건의 MLCC 장기공급계약이 더해져 물량을 뒷받침한다. 이수페타시스와 티엘비도 MLB와 소캠(SOCAMM) 수요 확대에 맞춰 물량이 늘어난다.

 

항공업은 원화 강세를 실적 개선 요인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상상인증권은 7~8월 평균 싱가포르 항공유가 배럴당 141달러로 전분기보다 13% 하락했고 원·달러 환율도 1453원으로 50원 내렸다고 집계했다. 8월 전국 공항의 국제선 여객은 935만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인천공항 화물 수송량도 26만 6000톤으로 1년 전보다 9% 늘었다. 이서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8월 말부터 시작된 급격한 원화 강세로 매크로 변수 영향도가 높은 항공사 손익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성태 stlee@raonnews.com
Copyright @2018 라온신문. All rights reserved.

추천 비추천
추천
0명
0%
비추천
0명
0%

총 0명 참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