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형이면 제작비 5배"...이준익 감독이 밝힌 숏폼 작품의 장점

  • 등록 2026.09.04 09:4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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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집밥', 오는 9일 롯데시네마 단독 개봉

 

영화 '왕의 남자'로 천만 감독에 올라 '라디오 스타', '사도', '자산어보', '동주', '박열', '변산' 등 작품들을 선보여온 '충무로 거장' 이준익 감독이 숏폼 작품에 도전한 소감과 장점을 밝혔다.

 

이준익 감독은 지난 3일 서울 송파구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열린 '아버지의 집밥' 기자간담회에 참석, 숏드라마에 도전한 이유에 대해 "엄밀히 말하면 도전은 아니다. (영화계가) 침체된 상황에서 후배들이 숏폼으로라도 창작 의욕을 펼칠 수 있도록 뒤에서 응원했다. 그런데 '너는 왜 (숏폼 연출을) 안 하냐', '상업영화 한다고 (숏폼을) 무시하냐'고 그래서 떠밀리다시피 하게 됐다. 그런데 결과적으로는 잘 했다 싶다"라고 말했다.

 

아버지의 집밥은 40년간 삼시세끼 집밥만 찾던 아버지 하응이 '요리백지증'에 걸린 아내 순애를 대신해 생애 처음 부엌에 들어서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고리타 작가의 동명 레진코믹스 웹툰이 원작으로, 평생 받아온 한 끼를 직접 차리게 된 아버지의 좌충우돌 요리 도전을 통해 익숙했던 가족의 일상과 관계를 유쾌하게 보여준다.

 

이준익 감독이 세로형이자 숏폼 형식 작품의 연출에 도전했으며, 정진영, 이정은, 변요한을 비롯해 박지연, 강형석, 박정윤, 박세준, 박지윤 등이 출연해 현실적인 가족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냈다.

 

이 감독은 "(숏폼 작품을) 찍으면서 느낀 게 많다"며 "그간 숏폼 작품들은 짧은 시간 안에 흥미를 끌어내기 위해 자극적인 소재를 다루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제 영화들은 자극도 덜하고, 폭력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제가 재미있는 숏폼을 만들 수 있을지 염려가 컸다"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그는 "시나리오 쓰는 방식에도 영화와 차이가 있었다. 회당 2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기승전결을 지속적으로 담아내야 했다"라면서 극본을 쓴 신동선 작가에게 고마움을 드러냈다.

 

숏폼 작품의 장점은 적은 제작비였다. 아버지의 집밥은 33명의 소규모 스태프가 작은 카메라와 14회차로 완성한 작품이다. 제작비는 약 5억원이다.

 

이준익 감독은 "만약 가로형이었으면 아무리 적게 들어도 (세로형보다) 5배 이상 들었을 거다. 가로로 찍으려면 스태프가 100명은 있어야 한다"라고 밝혔다.

 

제작비뿐만 아니라 인물 간 관계와 심리에 집중한 촬영 방식 역시 몰입도를 높이는 장점으로 작용했다.

 

아버지의 집밥은 지난 7월 열린 '제30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플랫폼 기획전: 숏폼 시네마에 초청돼 극장에서 공개됐으며, 관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끌어냈다.

 

이준익 감독은 "최근 극장에서 개봉하는 영화들 가운데 우리 작품과 같은 가족영화나 드라마에 충실한 작품이 예전보다 적어진 것 같다"라며 "화면이 세로든 가로든 관객들이 극장에서 보면 좋겠다는 생각에 투자사에 개봉을 제안했다"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아버지의 집밥은) 온 가족이 같이 볼 수 있는 작품"이라며 "우리 삶을 가까이서 엿보는 느낌으로 관객들이 극장에서 즐겨줬으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요리백지증에 걸린 아내 순애를 연기한 이정은도 "저희 어머니가 노트북으로 아버지의 집밥을 보셨는데, 큰 화면으로 보고 싶다고 하셨다"라며 "아버지의 집밥은 보통의 숏드라마에서 볼 수 있는 자극적인 소재가 아니어서 더 넓은 연령층이 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극장 관람을 권했다.

 

아버지의 집밥은 오는 9일 롯데시네마에서 단독 개봉하며, 숏드라마 플랫폼 레진스낵에서는 오는 17일과 24일 공개된다.

 

이우인 soorang_94@rao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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