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이 좁아진 자리…생손보, 근골격계·선별급여 '정액 담보' 경쟁

  • 등록 2026.07.14 08: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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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급여 시행·4세대 전환 개시에…카티스템 보장 조건까지 세분화

 

실손의료보험 개편이 이달 들어 모두 현실화되면서 보험사들이 실손 밖 정액 담보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지난 5월 5세대 실손 출시에 이어 이달 1일 도수치료의 관리급여 전환, 4세대 가입자의 재가입 주기 도래까지 겹치자 실손으로 돌려받기 어려워진 의료비 영역을 진단·치료 시 정해진 금액으로 보장하는 상품이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을 가리지 않고 판매 전면에 등장했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 현대해상, 한화손해보험 등 손보사들은 이달 들어 실손 보장이 줄어든 근골격계 진료를 정액으로 보장하는 담보를 잇달아 내놨다.

 

현대해상은 관리급여 시행을 판매 근거로 내걸고 근골격계질환 주요치료비 담보를 신설했다. 무릎 연골 줄기세포 치료인 카티스템에 500만원을 책정하고 신경차단술과 도수정복술 각 20만원, 연간 5회 한도의 관절통증주사, 연간 15회 한도의 재활치료까지 고가 치료와 급여 진료의 본인부담을 정액으로 보장하는 구성이다. 보험료는 50세 남성 기준 월 2만 1680원(간편가입·20년납 90세 만기)이다.

 

한화손보도 담보 하나로 검사·수술·입원·치료 23종을 보장하는 통합근골격계질환진단및치료비를 새로 실어 무릎관절 손상 진단과 줄기세포 치료에 각 500만원, 연간 최대 1000만원을 내걸었고 삼성화재는 총한도 1억원에 10년마다 한도가 되살아나는 근골격계 통합보장 담보로 맞섰다. 카티스템을 연간 1회씩 보장해 최초 1회만 보장하는 경쟁사와 다르다는 점을 앞세울 만큼 세부 조건 경쟁까지 붙었다.

 

이들 담보가 일제히 나온 배경에는 도수치료 이용 환경의 변화가 있다. 관리급여 전환으로 병원마다 제각각이던 도수치료 진료비는 1회 30분 기준 4만 3850원대로 정해졌고 환자 본인부담률 95%, 연간 15회 원칙이 적용된다. 지난 5월 출시된 5세대 실손은 도수치료를 포함한 비중증 비급여의 보장 한도를 50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낮추고 자기부담률을 30%에서 50%로 올렸다. 실손 하나로 해결되던 근골격계 치료비의 상당 부분이 환자 몫으로 남게 되면서 정액형 담보의 소구력이 커진 셈이다.

 

생보사들은 암 치료비에서 같은 전략을 펴고 있다. 한화생명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만 본인부담률이 30~90%에 이르는 선별급여 구간의 암 치료를 보장하는 '선별급여 암주요치료보장S특약Ⅱ'로 지난 3일 생명보험협회로부터 9개월의 배타적사용권을 얻었다. 법인보험대리점(GA) 채널에서는 이 특약에 비급여 보장 연간 최대 1억 6000만원을 얹은 플랜을 실손 보장 공백에 대비하는 조합으로 팔고 있다. 동양생명도 실손 보장이 부족한 비급여를 채운다는 화법으로 비급여 암통합치료비 1억원에 중입자·양성자 치료 담보를 더한 플랜을 GA 채널의 주력으로 내세웠다.

 

5세대 실손 자체를 겨냥한 마케팅도 나왔다. NH농협손보는 5세대의 자기부담 확대를 보완한다는 논리로 입원일당과 수술비를 조합한 정액 플랜을 판매하면서 이달부터 4세대 실손 가입자의 재가입 주기가 돌아와 5세대 전환이 시작된다는 점을 영업 포인트로 제시했다. 금융당국 계획상 재가입 주기가 도래하는 2·3·4세대 계약 약 2000만건이 앞으로 10년에 걸쳐 순차적으로 새 약관으로 전환될 예정이어서 실손 보장 축소를 체감하는 가입자는 계속 늘어나게 된다.

 

관리급여와 5세대 실손은 과잉 의료 이용을 줄이려는 취지로 도입됐다. 그 공백을 정액 담보가 빠르게 채우면서 비급여·고가 치료 수요가 유지되는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정액 보장은 실제 지출과 무관하게 조건 충족 시 지급돼 이용량을 관리하는 효과가 실손보다 약하기 때문이다. 가입자 입장에서는 담보별 연계 조건과 갱신형 여부, 보장 횟수 제한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카티스템처럼 고가 치료를 앞세운 담보도 연간 또는 최초 1회 한도가 붙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성태 stlee@rao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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