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쓰고 묵혀둔 마이너스통장, 만기 때 한도 최대 20% 깎인다

  • 등록 2026.06.12 10:5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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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투 급증에 은행권 신용대출 조이기…신한, 사용률 10% 미만 마통 감액
하나는 연봉 무관 신용대출 한도 1억 제한…우리는 플랫폼 접수 차단

 

비상금 삼아 만들어두고 거의 쓰지 않던 마이너스통장은 만기를 연장할 때 한도가 깎이고, 연봉이 아무리 높아도 신용대출은 1억원까지만 받을 수 있게 된다.

 

최근 코스피 활황에 '빚투(빚내서 투자)' 자금이 신용대출로 몰리자 금융당국이 관리 강화를 주문했고, 은행들이 앞다퉈 대출 문턱을 높이고 나섰다. 차입에 기댄 투자가 과도해지면 주가가 출렁일 때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오는 15일부터 '신용대출 선제적 관리방안'을 시행한다. 약정금액이 3000만원을 넘는 마이너스통장 가운데 약정기간과 만기 직전 3개월 동안 한도 사용률이 10%에 못 미친 계좌는 만기 연장 때 한도를 최대 20% 줄이기로 했다. 잡아두기만 하고 쓰지 않는 마이너스통장 한도가 증시 과열 국면에서 언제든 빚투 자금으로 흘러들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대면과 비대면을 합친 하루 신용대출 접수량이 내부 관리 기준을 넘어서면 비대면 신청을 한시적으로 막는 조치도 함께 시행한다. 서민금융대출과 상생대환대출 등 금융취약계층을 위한 상품은 대상에서 뺐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최근 신용대출 증가세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가계대출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선제적 운영 방안을 마련했다"라며 "실수요 고객의 이용 불편을 최소화하겠다"라고 말했다.

 

하나은행도 이날부터 마이너스통장 만기 연장 시 미사용 한도 감액을 강화했다. 그동안에도 한도를 쓰지 않은 계좌는 만기 연장 시점에 일정 금액을 줄여왔지만 상품 특성에 따라 예외를 인정해줬는데, 앞으로는 이런 예외 없이 규정대로 한도를 깎는다.

 

신용대출 최대 한도도 연소득과 관계없이 1억원으로 묶었다. 지금까지는 '연소득 이내'라는 정부 규제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대출을 내줬지만, 이날부터는 고액 연봉자라도 1억원을 넘겨 빌릴 수 없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향후 신용대출 추이를 점검하면서 이번 시행안 외에 추가 조치 시행 여부를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우리은행은 전날부터 대출비교 플랫폼을 통한 신용대출 신규와 갈아타기(대환) 접수를 모두 중단했다. 토스, 카카오페이, 네이버파이낸셜, 핀다, 뱅크샐러드 등 5개 플랫폼이 대상이다. 자체 앱인 우리원(WON)뱅킹의 비대면 신용대출 갈아타기 접수도 막았다.

 

일련의 조치는 금융위원회와 시중은행이 신용대출 증가세를 놓고 논의한 결과에 따른 것으로, 나머지 시중은행들도 자율관리 방안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권이 일제히 신용대출을 조이는 것은 빚투 수요를 타고 불어난 신용대출이 가계부채의 새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금융권 가계대출은 9조 3000억원 늘어 전월(3조 5000억원)의 세 배 가까운 증가폭을 기록했다. 2024년 8월 이후 1년 9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이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이 5조 5000억원에서 4조원으로 줄어든 사이 신용대출은 9000억원 감소에서 3조 4000억원 증가로 돌아섰고, 신용대출이 포함된 기타대출은 5조 3000억원 불어나며 2021년 7월 이후 약 5년 만에 최대 증가폭을 나타냈다.

 

금융위는 전날 관계기관·은행권 합동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열어 가계부채 증가세가 안정될 때까지 '비상관리체계'를 가동하기로 했다. 가계대출 관리 목표를 지키지 못한 금융회사는 매주 관리계획 이행 현황을 점검받는다.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은 "신용대출의 변동성이 계속 커질 수 있는 만큼 전 금융권이 엄중한 경각심을 갖고 선제적인 가계대출 자율관리 조치를 더욱 강화해 달라"라고 밝혔다.

이성태 stlee@rao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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