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가파르게 뛰는 사이 일부 은행이 시세를 인위적으로 움직이거나 고객에게 불리하게 거래했는지를 당국이 외국계 은행 등을 상대로 직접 가려내기로 했다.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은 10일부터 주요 외국환은행을 대상으로 외환공동검사에 착수한다고 재정경제부가 이날 밝혔다. 지난 7일 열린 '긴급 시장상황점검회의'의 후속 조치로, 외국환거래법과 시행령에 근거를 둔 이번 검사는 서면검사와 현장(실지)검사를 함께 진행한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8일 장중 1550원대 후반까지 뛰며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다. 환율이 단기간에 급등하자 일부 거래에 투기 세력이 끼어든 것 아니냐는 의심이 검사 착수의 배경이 됐다.
은행권과 금융당국 소식통에 따르면 검사 대상은 주로 외국계 은행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사가 외국계 은행에 집중된 배경에는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의 쏠림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국은 앞서 은행권 간담회에서 역외 NDF 거래를 통한 한쪽 쏠림이 국내 외환시장을 흔들 수 있다고 보고, 이를 국내 시장으로 끌어들이는 방안을 함께 논의했다.
재경부는 "외국환은행이 부당한 이익을 얻거나 제삼자에게 부당한 이익을 얻게 할 목적으로 외국환 시세를 변동 또는 고정하는 행위 등 외환시장 안정에 지장을 초래하는 행위가 있었는지를 점검하는 데 목적이 있다"라고 검사 취지를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시장 기능을 교란하거나 가격 발견을 방해할 의도로 한 거래, 고객에게 불리하게 환율을 움직이려고 특정 시점에 고객 주문보다 큰 규모로 한쪽 방향으로만 거래한 행위 등이 집중 점검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검사 결과 위법 사실이 드러나면 관계기관이 관련 법령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방침이다.
외국환거래법은 부당한 이익을 얻거나 제삼자에게 부당한 이익을 줄 목적으로 외국환 시세를 변동·고정시켜 건전한 거래 질서를 해친 경우 5년 이하 징역 또는 5억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