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만원을 빌려주고 사흘 뒤에 이자까지 더해 100만원을 받아내는 대부 영업이 검사 과정에서 잇따라 적발됐다.
금융감독원은 이런 약탈적 금융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6월 8일부터 8월 28일까지 약 3개월간 대부업자와 온라인대부중개사이트 10곳 안팎을 상대로 일제 현장검사에 나선다고 7일 밝혔다.
점검반은 세 개를 편성했고, 민원과 제보, 과거 검사 이력 등을 종합해 검사 대상을 추렸다.
검사 항목은 불법추심과 최고금리 위반, 불법사금융 연계로 나뉜다. 이 가운데 최고금리 위반에서 두드러진 수법이 상환능력 심사를 빙자한 ‘미끼대출’이다. 한 대부업자는 갚을 능력을 확인해 보겠다며 50만원을 내준 뒤 사흘 만에 이자를 포함해 100만원을 상환하라고 요구했다. 사흘 만에 원금만큼을 이자로 떼어간 것으로, 연 20%인 법정최고금리를 한참 웃도는 불법 이자다.
선이자를 미리 떼어 이자율을 끌어올리는 ‘꼼수대출’도 함께 적발됐다. 100만원을 빌리겠다고 신청한 소비자에게 선이자 20만원을 공제하고 80만원만 건넨 사례다. 손에 쥔 돈은 80만원으로 줄었지만 이자는 100만원을 기준으로 매겨져, 부담하는 실질 이자율은 최고금리를 넘어선다.
불법추심에서는 10년 전 법원에서 파산면책이 확정돼 갚을 의무가 사라진 빚을 두고 추심에 나서거나, 채무자가 신용회복위원회 채무조정을 신청했다고 알렸는데도 독촉을 멈추지 않는 이른바 ‘좀비채권’ 추심이 적발됐다. 소송에서 진 대부업자가 소송비용을 빚에 얹어 다시 받아내려 하거나, 법적으로 탕감받을 수 있는 채무인데도 채무자가 절차를 모른다는 점을 노려 채무 면제를 빌미로 합의금을 요구한 사례도 나왔다. 가족이나 직장 동료에게 대부업 이용 사실을 반복해 알리며 압박하는 ‘사회적 낙인’ 추심은 정신적 고통은 물론 퇴사 권고 같은 2차 피해로 이어졌다.
온라인대부중개사이트를 거쳐 불법사금융에 노출되는 피해도 이번 점검 대상에 올랐다. 사이트에 대출을 문의한 뒤 국제전화처럼 낯선 번호로 전화가 끊임없이 걸려오는 식인데, 개인정보가 새어 나가 불법사금융업자의 표적이 된 것이다.
금감원은 이번에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과 함께 온라인대부중개사이트를 공동 점검하기로 했다. 기존 점검은 등록 대부업자에 한정돼 있었지만, 이번에는 권한이 없어 손대지 못했던 미등록 영역까지 추적해 대출 문의가 불법사금융으로 번지는 경로를 끊는다는 방침이다.
금감원이 검사에 나선 것은 대부업으로 떠밀리는 서민이 다시 늘고 있기 때문이다. 저신용·저소득 계층이 은행 등 제1금융권에서 밀려나면서 2021년 6월 말 이후 반기마다 내리 줄던 대부업 이용자는 지난해 6월 말 5년 만에 처음으로 증가세(+9천명)로 돌아섰다. 금감원은 약탈적 금융행위가 단순한 불법을 넘어 취약계층의 회생 의지마저 꺾고 있다고 보고 있다.
금감원은 검사에서 위법 사실이 드러나면 관련 법령에 따라 엄중히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피해가 진행 중인 불법추심은 즉시 중단시키고, 최고금리를 초과해 받은 이자는 무효로 돌려 채무자 보호에 무게를 둔다. “특사경과 협력해 등록 대부업자 감독·검사와 불법사금융 수사 사이에 벌어진 사각지대를 메우고, 등록 대부업자와 불법사금융의 연계까지 들여다봐 빈틈없는 서민금융 보호 체계를 갖추겠다”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