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파업을 주도하고 있는 노조위원장의 언행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삼성전자 2대 노조가 파업을 주도하고 있는 최대 노조 위원장으로부터 협박성 발언을 들었다면서 사과를 요구하고 나선 것.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하 전삼노)은 전날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이하 초기업노조)에 '조합원 의견 수렴 활동에 대한 교섭 배제 협박성 발언 유감 표명 및 사과 요청' 공문을 보냈다.
전삼노는 1만7000여명의 조합원을 보유한 삼성전자 2대 노조다. 초기업노조 조합원은 7만3000여명이다.
공문에는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이 DX(디바이스경험) 소속 조합원을 대변하는 이호석 지부장의 현장 소통 활동을 문제 삼으면서 사과하지 않을 경우 교섭에서 배제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전삼노는 "개인에 대한 공격을 넘어 DX 조합원들의 목소리를 테이블에서 지워버리겠다는 행위"라며 "조합원 대표자의 직무를 위축시켜 노동자 간, 노조 간 신뢰를 심각하게 저해하는 행위"라고 성토했다.
초기업노조는 반도체(DS) 부문에 대해서는 1인당 6억원으로 예상되는 성과급을 요구하면서도 DX 부문에 대해선 별다른 요구를 내놓지 않으면서 노노 갈등이 확산하고 있다.
최 노조 위원장의 언행을 둘러싼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최 노조 위원장은 지난달 23일 평택에서 열린 대규모 파업 결의대회 후 해외 휴가를 다녀온 사실이 알려지면서 거센 후폭풍에 휘말렸다. 항공편은 비즈니석이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파업 불참자에게 강경 발언을 쏟아낸 시점과 본인의 휴양지 체류 시점이 정확히 겹치면서, 노조 내부에서조차 "이럴 때냐"라는 반발이 터져 나왔다.
그 다음 행보는 더 논란이 됐다. 최 위원장은 태국 체류 중이던 지난달 27일 노조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다가올 총파업에서조차 끝내 사측의 편에 서서 동료들의 헌신을 방해한다면 더 이상 당신들을 동료로 바라보기 어려울 것"이라며 파업 불참자를 압박했다.
리더의 개인 휴가를 두고 시비를 가리려는 건 아니다. 다만 시점이 묘했다. 노조가 예고한 총파업 기간은 5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예상 손실 규모는 최대 3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약 461만명에 달하는 개인투자자와 국가 경제에 미칠 파장이 거론되는 국면에 결의대회 직후 위원장이 휴양지로 향한 그림은 '귀족 투쟁'이라는 꼬리표를 자초한 것이나 다름없다.
노조 요구 수준에도 의문 부호가 붙는다. 노조의 요구대로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면 1인당 성과급은 5억~6억원으로 추정된다.
게다가 노조원 모두가 같은 자리에 서 있는 것도 아니다.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8% 줄어든 3조원에 그쳤고, 중국 시장에서는 생활가전과 TV 판매 중단까지 선언한 상태다. 같은 회사 안에서 사업부별 온도 차가 극심하다 보니, DX 직원 입장에선 이번 투쟁이 사실상 반도체(DS) 직원을 위한 싸움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는 불만도 흘러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노조위원장의 언행이 노노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는 것 같다"면서 "국가경제가 달려 있는 만큼 언행에 신중해야 한다"라고 비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이 최근 몇년 간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삼성 반도체가 다시 글로벌 선두기업 자리를 되찾자 마자 과도한 요구를 하는 것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모르겠다"라고 우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