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신한·하나금융 등 국내 금융지주들이 1분기의 견조한 실적을 바탕으로 경쟁적으로 주주환원을 확대하고 있다. 비이자이익 증가와 자본 효율성 개선을 토대로 사상 최대 수준의 실적을 달성하면서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을 병행하는 ‘고강도’ 주주환원 정책을 펴고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는 올해 1분기 1조 210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7.3%(823억원) 성장했다고 이날 공시했다. 환율 상승에 따른 일회성 비용에도 불구하고 수익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자산기반 확대, 비용 효율화, 리스크 관리 강화 등이 실적을 뒷받침했다.
핵심이익은 이자이익 2조 5053억원과 수수료이익 6678억원을 합한 3조 1731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3.6%(3787억원) 증가했다. 특히 자산관리와 IB 부문을 중심으로 수수료이익이 28% 늘며 비이자이익 확대가 두드러졌다.
하나금융은 견조한 펀더멘털을 바탕으로 주주환원에도 속도를 냈다. 2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과 함께 주당 1145원의 분기 배당을 결정했다. 이 같은 배당은 지난해 평균 주당 배당금 대비 약 11.6% 증가한 것이다. 배당소득 분리과세와 비과세 배당 요건을 충족해 주주의 세후 수익률을 높이는 구조도 마련했다. 보통주자본(CET1) 비율은 13.09%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 23일 실적을 발표한 KB금융의 경우 1분기 1조 892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1.5%(1951억원) 증가했다. 증권·자산운용 등 비은행 계열사의 실적 개선에 힘입어 순수수료이익이 1조 3593억원으로 45.5% 급증한 것이 실적을 견인했다. 비은행 부문 순이익 기여도는 43%까지 확대됐다.
수익성 지표도 개선됐다. KB금융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3.94%로 0.9%포인트 상승했고, 총자산이익률(ROA)은 0.96%를 기록했다. CET1과 BIS비율 역시 각각 13.63%, 15.75%로 업계 최고 수준을 유지했다.
KB금융은 실적 증가를 바탕으로 주주환원도 강화했다. KB금융 이사회는 보유 자사주 1426만주(약 2조 3천억원 규모)를 전량 소각하기로 했다. 이는 자기주식 소각 의무화를 골자로 한 상법 개정에 따른 조치로, 단일 소각 규모로는 금액 기준 업계 역대 최대 수준이다..
아울러 주당 1143원의 분기 배당과 함께 6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추가로 결의했다. 배당과 자사주 소각을 결합한 대규모 주주환원 정책을 동시에 추진하는 것이다.
KB금융 관계자는 "의무소각에 대해 1년 6개월의 유예기간이 부여됐지만, 주주가치를 극대화하고 정부 정책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국내 자본시장 선진화에 기여하겠다는 이사회와 경영진의 강력한 의지에 따라 법 개정 즉시 소각 결정을 단행했다"라고 설명했다.
신한금융지주는 한발 더 나아가 주주환원 체계 자체를 고도화했다. 기존 2027년까지 주주환원율 50% 목표를 조기 달성한 뒤, ‘신한 밸류업 2.0’을 통해 향후 3년간 50~60% 수준의 주주환원율을 유지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신한금융은 ROE와 성장률을 연계한 새로운 산식을 도입했다. 주주환원율은 ‘1-성장률/목표 ROE’ 방식으로 결정되며, 예컨대 목표 ROE가 10%, 성장률이 4%일 경우 환원율은 60% 수준이 된다. 이는 자본 성장과 주주환원의 균형을 동시에 고려한 구조라는 게 신한금융의 설명이다.
핵심은 ROE 제고다. 신한금융은 “은행의 안정적 이익을 기반으로 비은행 부문 수익성을 끌어올려 그룹 전체 ROE를 10% 이상으로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자본 재배분과 성과평가 체계를 연계하고, 비은행 부문 순이익 비중도 중장기적으로 40% 수준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신한금융도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9.0% 증가한 1조 622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분기 기준으로 역대 가장 많은 이익 규모다. 영업이익은 11.0% 늘었고,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은 각각 5.9%, 26.5% 증가했다. 비이자이익과 비은행 손익 비중도 각각 28.2%, 34.5%로 높아지며 수익 구조 다변화가 뚜렷해졌다.
금융권에서는 주요 금융지주들이 실적 개선과 함께 주주환원 경쟁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비이자이익 확대와 자본 효율성 개선을 기반으로 실적과 주주환원이 동시에 강화되는 흐름”이라며 “향후에는 이러한 환원 정책의 지속 가능성이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