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 남유럽 각국이 최고기온 섭씨 42도까지 치솟는 살인적인 폭염을 앞두고 비상경계에 들어갔다.
2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이탈리아 시칠리아는 최고기온이 39도까지 오를 것으로 예보된 낮 시간대에 실외 노동을 금지했다.
이탈리아 북서부의 리구리아도 실외 노동 금지 조치를 발표했다. 이탈리아 노동조합들은 이 조치를 전국으로 확대할 것을 촉구했다.
프랑스 제2의 도시 마르세유도 최고기온이 40도에 육박하자 공공 수영장을 시민들에게 무료로 개방했다. 역시 40도까지 기온이 올라간 그리스 아테네 인근에선 대형 산불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당국은 인근 지역에 대피령을 내리고, 유명 관광지인 포세이돈 신전으로 향하는 해안도로 일부를 폐쇄했다.
스페인 기상청은 이번 주말 최고기온이 42도에 이를 수 있다면서 폭염 경보를 발령했다. 낮뿐만 아니라 밤에도 지속적인 폭염이 계속될 수 있다면서 노인이나 만성 질환자 등 취약계층에 주의를 당부했다.
포르투갈의 수도 리스본도 29일 최고기온이 42도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포르투갈은 국토의 3분의 2가 폭염과 산불에 대한 위험경보 상태다.
전문가들은 이번 폭염이 일회성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유럽연합(EU)의 기후변화 감시 기구인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연구소(C3S)에 따르면 올해 3월은 유럽 역사상 가장 더운 3월이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폭염과 홍수, 가뭄 등 극단적인 기상현상이 더욱 자주 발생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지난해는 기후 관측 사상 가장 더운 해였고, 전 세계적으로 3천억 달러(약 409조 원)에 달하는 피해가 발생했다.
지난해 국제학술지 랜싯 퍼블릭 헬스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유럽의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21세기 말에는 현재의 3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유럽의 폭염 관련 사망자는 연간 4만4천 명 수준이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