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속 인디] 가벼운 멜로디 속 묵직한 메시지 '케이트 볼링거'

2022.01.04 13:45:46

 

[라온신문 김혜련 기자] 시설이 잘 갖추어진 스튜디오에서 전문적인 엔지니어들과 함께 만든 음악이 아닌, 뮤지션이 개인적인 공간에서 DIY로 작업하는 음악인 ‘베드룸 팝’은 나른한 멜로디와 특유의 편안한 분위기의 음악으로 MZ세대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러한 ‘베드룸 팝’의 장점을 전면에 내세운 뮤지션으로 ‘케이트 볼링거’(Kate bollinger)’를 들 수 있다.

 

케이트 볼링거는 음악 치료사로 일하는 어머니와 지역 밴드에서 연주하는 오빠들 덕분에 음악에 자연스럽게 둘러쌓인 채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녀는 버지니아 대학교 재학 시절 절친했던 친구와 함께 지역에서 활동하는 세션을 꾸려 밴드 활동을 이어나갔고 사운드 클라우드 등의 플랫폼에 꾸준히 작업물을 올렸다.

 

 

그렇기에 정식 데뷔 EP ‘I Don't Wanna Lose’를 발매하기 전부터 그녀는 수많은 음악을 보유하고 있는 베테랑 싱어송라이터였고 신인 답지 않은 인기를 얻었다.케이트 볼링거의 음악은 런닝 타임을 뛰어넘는 진한 여운을 남기고 매력적인 멜로디와 이를 똑똑한 방식으로 풀어낸 사운드로 채운다. 확실한 것은 그녀의 음악은 편안함 속에 묵직한 가사가 있다.

 

데뷔 EP의 타이틀곡 ‘I Don't Wanna Lose’ 역시 그녀의 음악 스타일을 정확히 보여준다. “나는 한 때 아이였고 지금도 그렇다. (I was a child once I still am one) 만약 그것이 전부라면 내 결정 아니면 내 우유부단함은 아, 하나만 고를 수 없다면(So what if it's all My decisions Or my indecision Oh, I just can't pick one) 난 너무나 두려워 넌 내가 너무 큰 두려움을 줘, 그러나 나는 잃고 싶지 않아 (There is so damn much that I'm afraid of You give me so much to be afraid of But I don't wanna lose)” 등 책임져야 하는 것이 늘어나는 성인이 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느껴 본 이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진솔한 가사로 채워져 있다. ‘I Don't Wanna Lose’ 는 이렇듯 묵직한 메시지를 주는 반면 가볍고 경쾌한 멜로디로 깊은 걱정으로 발전시키지는 않는다.

 

 

2020년 발표한 EP 'A word becomes a sound'는 여름의 활기참과 겨울의 고립된 위안을 한 번에 담아내는 앨범이다. 그녀의 특기인 장난기 가득하고 부드러운 로파이 사운드가 분출하는가 하면 한층 더 발전한 음악성을 보여준다. ‘A word is sound’에서 볼링거는 포크, 재즈, 팝 스타일을 자연스럽게 혼합한 음악을 선보였다. 볼링거가 직접 쓴 영리한 가사는 그녀만의 차별점으로 2집에서도 계속 돋보인다. 스포티파이에서 90만 이상의 스트리밍을 기록하면서 사랑을 받았던 수록곡 ‘Grey Skies’는 불안, 파괴를 유연하게 수용하는 마음에 대한 노래다. 혼돈과 방황으로 둘러쌓인 회색 하늘 같은 마음을 “가질 수 있다면, 원하지 않아요(I don’t want it if I can get it)”라는 가사가 대변한다.

 

 

데뷔 이후 혼란하고 방황하던 자신을 담은 음악을 보여줬던 볼링거는 2021년 발표한 싱글 ‘Shadows’에서는 한층 가벼운 모습으로 돌아온다. 절친한 친구들과 함께 작업한 ‘Shadows’는 사이키델릭 사운드가 돋보이는 곡이다. 친구가 직접 촬영한 뮤직비디오에는 어안 렌즈, 스케이트보드, 친구 및 거울과 어울리는 볼링거의 모습이 담겨 홈비디오 형식을 연출했다.

 

미국의 인디레이블인 Ghostly International과 계약을 맺고 발표한 싱글 ‘Yards / Gardens’에서도 편안한 감성은 유지된다. 밝고 경쾌한 멜로디에 더해지는 기타 리프로 완성한 인디 포크 송으로 70년대 영화를 떠올리게 하는 뮤직비디오도 독특하다. 이렇듯 케이트 볼링거는 베르룸 팝 장르를 대표하는 뮤지션 자리매김하며 편안한 멜로디와 유려한 사운드에 자신만의 철학을 담아내 사랑받고 있다. 

김혜련 kimhy@rao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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